사진=tvN, JTBC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지상파 3사(KBS·MBC·SBS)가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던 것도 이제 옛말이 됐다. 케이블·종편 채널이 신선한 콘텐츠 및 스타 배우·제작진 섭외로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지상파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KBS, MBC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시청률이 소위 말하는 '웰메이드 작품'의 절대적 바로미터가 될 수는 없지만,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지표임은 분명하다. 비지상파인 tvN '미스터 션샤인' '백일의 낭군님' '김비서가 왜 그럴까', JTBC '미스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라이프' 등 다수의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 속 성공적으로 끝을 맺었다.

tvN '남자친구'. 사진=김봉진 기자 view@hankooki.com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은 tvN '남자친구'다.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차수현(송혜교)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 김진혁(박보검)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로맨스를 그린다. 1회 시청률 8.7%를 기록하며 역대 tvN 드라마 중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우선 '질투의 화신' '엔젤아이즈'를 맡은 박신우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압권이다. 한국 드라마 최초 쿠바 현지 촬영으로 첫 방송부터 뛰어난 영상미를 뽐냈으며, 감정선을 극대화하는 감각적 연출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영화 '7번 방의 선물' '국가대표2' 각색, 드라마 '딴따라' 극본을 맡은 유영아 작가가 합세했다.

배우들이 가져다주는 화제성이야 말할 것도 없다. 결혼 후 첫 작품으로 돌아온 송혜교와 2년 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친 박보검의 복귀작으로 주목 받았다. 여기에 '역(易)클리셰'(흔히 쓰이는 소재, 상투적 이야기 등을 뒤집은 것) 설정을 더해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간 로맨스 드라마가 능력 있는 남자 주인공과 평범한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면, '남자친구'는 정확히 그 반대다. 송혜교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 당 대표의 딸이자 재벌로, 박보검은 신입사원 '캔디 남주'로 분했다. 이들의 로맨스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JTBC 'SKY캐슬'.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남자친구'가 시작부터 화제를 몰고 왔다면, JTBC 'SKY 캐슬'은 조금 다르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된 'SKY캐슬'은 1%대의 시청률로 시작해 2회 4.4%, 3회 5.2%, 지난 1일 4회분에서 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직 상승 중이다.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묵직한 블랙 코미디와 염정아, 윤세아, 오나라, 이태란, 김서형 등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이 더해지며 제대로 입소문을 탔다.

유현미 작가는 ''SKY캐슬'을 통해 서울의대 진학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SKY 캐슬의 엄마들, 그리고 이와 맞물린 사회적 문제점을 교묘하고도 시원하게 꼬집는다. 'SKY캐슬' 측에 따르면 유현미 작가는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이 드라마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 역시 자식을 대학에 진학시켜본 경험과 뉴스로 입시로 인해 자살을 했다는 접하게 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쓰게 됐다는 것. 유현미 작가는 "이 드라마로 한 가정이라도 살렸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 증강현실(AR)을 소재로 신선함을 더한 현빈·박신혜 주연의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역시 호평받고 있다. SBS '황후의 품격', MBC '나쁜 형사'가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추격을 시작한 가운데, 시청자의 마음을 훔칠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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