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라이프'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끝까지 '라이프'다운 엔딩이었다. 뒤끝 없는 반 열린 결말로 16회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11일 방송된 JTBC '라이프'(연출 홍종찬, 임현욱/극본 이수연) 최종회에서는 병원에서 해고되는 구승효(조승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화정그룹 회장(정문성)은 구승효를 병원 총괄사장직에서 해고했다. 의사들 앞에 선 구승효는 "근래에 들은 말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 하겠다. 미래의 의료기관은 병원을 치료하는 곳이 아닌 가진 자들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곳이 될 거라고 한다. 저도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버틸 것인가, 기본이 변질되는 것을 얼마나 저지시킬 수 있을 것인가. 무너질 사람, 버틸 사람, 거슬러 오를 사람, 다 여러분 손에 달렸다. 완벽하지도 않고, 예상 외로 우월하지도 않고, 심지어 우왕좌왕하는 듯 보여도 실천에 이를 사람이 여기에도 있을 것이다. 잠시나마 몸 담았던 상국대학병원 지켜보겠다. 건승하라"는 말을 남긴 채 병원을 떠났다.

이후 구승효는 화정그룹 회장을 찾았다. 그는 "환경부하고 병원 일은 제가 정리하게 해 달라"며 "회장님, 병원을 조각내진 말아 주십시오. 찢는 것 만은 말아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상국대학교 의사들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이어갔다. 극 말미 이노을(원진아)는 의사들에게 독립 재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센터장들의 반응이 미적지근하자 예진우(이동욱)는 "그 과정이 중요한 거 아니냐"며 설득했다. 이노을 역시 "저지시키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어디서 나오겠냐"고 말했다.

예진우는 예선우(이규형)에 대한 죄책감을 털어냈다. 그가 선우에 진심어린 말을 건네는 순간 환영은 사라졌다. 상국대학교 병원에는 새로운 사장 조남정(이준혁)이 도착했다. 이노을은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구승효가 그를 찾아왔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라이프'는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항원항체 반응처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의학드라마. 조승우, 이동욱, 문소리, 유재명, 이규형, 원진아 등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2018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다. 특히 전작 '비밀의 숲'으로 호평받은 이수연 작가가 또 한번 조승우와 의기투합했다는 점 만으로도 시청자의 기대치는 높았다.

대중의 기대에 보답하듯 '라이프'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4.334%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한 회만 놓쳐도 따라가기 어려운 복잡한 전개와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러브라인이 더해지며 시청률 반등에 실패했다. 가장 높은 시청률은 지난 12회에 기록한 5.3%로, 초호화 출연진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그럼에도 '라이프'가 남긴 것은 많다. 병원과 기업, 혹은 병원 내부의 갈등, 권력에 맞서는 이와 자본주의 앞에서 변주하는 인물 등 입체적 인간 군상을 담아냈다. 아울러 정경유착, 의료 민영화 등 현존하는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나갔다.

여기에 출연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가 현실감을 더했다. 극 초반 구승효를 가리켜 '극혐'이라 칭했던 조승우는 극혐과 의외의 인간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해냈다. 문소리는 권력에 굴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는 인물 오세화를 맡아 열연했다.

'도깨비'와 180도 다른 캐릭터로 돌아온 이동욱, 겨우 두 번째 주연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원진아 등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가 빛났다.

'라이프' 후속으로는 서현진, 이민기 주연의 '뷰티인사이드'가 10월 1일부터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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