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혜리가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본명 이혜리)에게 지난 2015년은 잊을 수 없는 해였다. ‘응답하라 1988’이 신드롬급 인기를 끌면서 덕선 역의 혜리 역시 배우로서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었다. 이후 ‘딴따라’, ‘투깝스’ 등 장르와 캐릭터를 바꿔 거침없이 도전했지만 어쩐지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드라마의 성패와 별개로 혜리의 연기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따라붙었고 혜리 역시 뼈아프게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

“전작 끝나고 한 1년 정도 쉬었어요. 차기작은 내가 좀 더 준비가 된 후에 하고 싶었고, 그러던 중에 들어온 작품이 ‘물괴’였어요. 생각이 많았어요. 제가 겁도 많지만 그에 못지않게 승부욕도 엄청나거든요. 어려워보였지만 스스로 싸워서 이겨보고 싶었어요. 얼마 전 체코 여행을 하면서 스카이다이빙을 처음 해봤는데 엉엉 울면서도 끝까지 했어요. 그게 딱 제 성격이에요. 뭐든 힘들다고 울면서도 제일 악착같이 하는 스타일이요. 웃기죠(웃음) 작품도 마찬가지에요. 겁은 좀 나지만 왠지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물괴’ 명이 성격이랑 일맥상통하는 면이죠.”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혜리 역시 자신의 연기를 둘러싼 대중들의 갖가지 반응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가끔은 혹독한 평가가 가슴에 상처로 남아 혼자 울기도 하지만 또 금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맛있는 걸 먹고 기운을 낸다는 혜리다.

“영화 연기랑 드라마 연기랑 다르다는 건 확실히 알고 있지만 차이점은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요. 다만 ‘물괴’를 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지금 다시 찍자고 하면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연기한 게 이런 모습으로 나오는 구나’ 그런 게 보였어요. 촬영 당시에 이 느낌을 진작 알았더라면 좀 더 좋은 연기가 나왔을 텐데. 근데 아마 재촬영해도 관객분들은 큰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촬영 전후로 제 마음가짐은 확실히 달라요. 이제 정말 한 발짝 뗀 기분이에요. 계속 배우고 도전해서 논란을 이겨내보고 싶어요.”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아이돌로서 성공적인 8년이었다. 아무리 인기가 많은 걸그룹이라도 일반적인 표준 계약 기간인 7년을 채우면 상당수가 해체 수순을 밟는다. 이에 아이돌 ‘7년 징크스’라는 말까지 생겨났지만 혜리가 속한 걸스데이는 지난해 멤버 모두 소속사와 재계약을 맺고 8년째 활동 중이다. 혜리에게 걸스데이에 대해 묻자 “어떤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애틋한 마음을 내비쳤다.

“저한테 걸스데이는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집 같아요. 저희는 멤버들끼리 실제로 터놓고 지내서 서로 못하는 이야기가 없어요. 힘든 일이 생겨도 멤버들이랑 얘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풀리고 힘이 되고 편안해져요. 그래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뭔가 계획하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걸스데이로, 또 배우로 지금처럼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제가 진짜 긍정적이라서 뭐든 재밌고 새로운 거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차기작은 엄태구 선배님과 함께한 영화 ‘뎀프시롤’이에요. 제가 여태까지 한 역할 중에 제일 평범한데 그래서 더 새롭게 느껴졌어요. 한층 성장한 모습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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