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신과함께-인과연’(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함께2')이 지난해 12월 개봉한 1부에 이어 다시 한 번 천만 기록을 세우며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국 영화 최초 시리즈 쌍천만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특히 ‘신과함께’가 이뤄낸 업적은 기존 천만 영화들과는 또 다른 성취를 보여준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신과함께2’는 이날 오후 2시 34분 기준 누적 관객수 1000만2508명을 돌파했다. 개봉 첫날인 1일 전국 124만 관객을 동원, 역대 최고 오프닝을 달성하며 흥행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신과함께2'는 2일차에도 107만 관객을 모으며 무서운 흥행세를 과시하더니 개봉 3일차에 300만, 개봉 4일째 400만, 개봉 5일째 600만, 개봉 7일째 700만, 개봉 9일째 8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개봉 14일째인 이날, 마침내 천만 축포를 터트렸다.

이제 영화 제목 자체가 브랜드화될 만큼 한국영화계에 기념비적인 작품이 됐지만, 제작 초기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면 ‘신과함께’가 이 정도로 흥행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35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이름값 높은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됐지만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하는 컴퓨터 그래픽, 흥행 선례가 별로 없는 판타지 장르가 상업적으로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고 더군다나 1, 2부를 동시에 촬영하는 것 역시 한국영화사 최초의 시도였던 만큼 흥행을 둘러싼 의구심이 생겼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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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신과함께’는 작품의 뛰어난 완성도와 이에 감응한 관객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에 힘입어 쌍천만 신화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원작 기반의 자유롭고 전복적인 상상력, 사랑과 휴머니즘 등 보편적인 정서를 녹여낸 극적 구성, 배우들의 완벽한 호연이 어우러져 빚은 성과다.

‘신과함께’의 흥행이 한국영화계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는 또 있다. 1, 2부 동시 제작, 촬영의 90% 이상을 책임진 VFX 등 도전적인 시도로 단순히 스타와 자본에 의존하려던 영화계에 새로운 시도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시킨 선례가 됐다. 기존 장르의 흥행공식에서 벗어나 '신과함께'만의 새로운 화법이 관객에게 통한 셈이다. ‘신과함께’의 성공을 통해 이제 한국영화는 더 많은 것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거대 자본을 안은 해외 블록버스터들의 반격에 맞설 수 있는 더 많은 웰메이드 영화 제작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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