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기영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배우 강기영의 시작은 연극무대였다.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첫 발을 뗀 그는 이후 ‘고교처세왕’, ‘빛나거나 미치거나’, ‘오 나의 귀신님’, ‘돌아와요 아저씨’, ‘더블유’, ‘역도요정 김복주’ 등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추며 넓고 깊게 사랑받는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매번 감초 역할을 자신만의 색으로 그려낸 덕분에 이제 그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진다는 반응도 무리는 아니다. 여기에 최근 종영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속 박유식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또 한 번의 ‘점프업’을 이뤄냈다.

“저도 처음엔 슈퍼스타가 되자는 원대한 꿈으로 시작했어요. 근데 그게 어디 쉽나요. 지금은 많이 내려놨고 제 마음이 편해지니까 이렇게 좋은 캐릭터를 만나는 행운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네요. 한때 ‘너무 코믹한 캐릭터에 갇힌 것 아닌가’ 고민도 있었지만 ‘이왕 할거면 코믹으로 정점을 찍어보지 뭐!’ 이런 식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종영했지만 강기영은 또 다시 현장에 있다. 드라마로 받은 사랑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차기작 준비에 한창이라는 것이다. 오는 9월 첫 방송 예정인 MBC ‘내 뒤에 테리우스’로 또 한 번 신선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엔 배우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다.

“이번엔 특전사 출신 전업주부 역할이에요. 약간 코믹한 캐릭터인데 아직 대본이 많이 안 나와서 어떻게 풀어갈진 모르겠지만 최대한 풍성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사실 배우의 삶에 완벽하게 적응한 게 아니라서 촬영 현장이 아직도 신기해요. ‘지섭이형’이라고 부르는 것도 신기하고요. 인간적으로 다가와 주셔서 저도 편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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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틈 없이 작품을 이어가고 있지만 강기영에게도 불안한 시절은 있었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높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불안함에 한때 공황장애를 앓을 만큼 하루하루가 힘겹기도 했다. 그럼에도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연기를 향한 진심 때문이었다고. 강기영은 “통장에서 만원을 인출해야 하는데 수수료가 모자라서 뽑지 못한 적도 있다. 고정수입이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 때에도 최고 악몽은 회사에 취직하는 거였다”고 전했다.

“공황장애란 게 유명한 배우에게만 생기는 게 아니에요. 한숨을 너무 쉬어서 과호흡이 생겼고 공황장애가 왔어요. 병원에 갔더니 선생님이 ‘혹시 월급 못 받으셨어요?’ 물으시길래 ‘비슷해요’라고 대답했더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이후로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나아졌어요. 욕심을 좀 줄이고 지금 이대로 좋다고 자꾸 생각하니까 진짜 좋아요. 돈 벌어서 조금 더 좋은 캠핑장에 가서 캠핑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전기요금 걱정 없이 에어컨을 켤 수 있어서 행복해요. 앞으로도 바라는 건 큰 게 아니에요. 지금처럼 꾸준히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고 또 어려운 배역이 계속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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