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아래로)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분, MBC 세월호 참사 보도 사진=MBC 캡처
[스포츠한국 윤소영 기자] '전지적 참견 시점'이 때 아닌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을 빚은 일이 한두번이 아닌 가운데 MBC는 난관을 어떻게 마주할까.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가 매니저와 자선 바자회에서 화분을 판매하던 중 몰래 어묵을 사먹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은 이영자의 모습을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속보성 자막과 함께 세월호 참사 당시의 MBC 보도를 빌어 방송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시킨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과 이영자에게 공식 사과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지난 5일부터 8일 자정까지 '전지적 참견 시점'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 게재된 글은 50건. MBC의 게시판 운영 원칙에 따라 공개가 제한됐지만 '세월호' '이영자' '폐지' 등을 추측할 수 있는 단어들이 발견됐다.

특히 일부에서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어묵으로 비하하는 것과 관련성을 주장하며 MBC의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어묵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살점을 먹은 물고기로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은 일간베스트 회원들 간 은어. 2015년 일간베스트 회원 두 명은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든 사진을 공개해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일간베스트까지 겹쳐 폐지 논란이 확산되자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은 방송 후 나흘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은 "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에 따르면 논란의 시발점은 뉴스 화면 자료 영상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편집 직원의 실수. 그러나 시청자들은 개인의 책임으로 논란을 무마하려는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에 불만을 폭발시키며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MBC 세월호 조롱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청원합니다'는 글까지 게재했다.

논란에 불을 지른 격이 되자 MBC는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을 대신해 2차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MBC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고 최승호 MBC 사장 또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님에게 직접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앞서 MBC는 일간베스트 회원들의 고(故) 김대중 대통령, 고(故) 노무현 대통령 합성 사진을 자료 화면으로 등장시켜 '일베 논란'에 휩싸였던 터. MBC 스스로 "본사는 지난 해 12월 정상화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과거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 바 있다"고 밝힌 가운데 진정성을 요구하는 촉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편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연예인들의 가장 최측근인 매니저들이 폭로하는 스타들의 일상 관찰 프로그램. 이영자, 전현무, 송은이, 양세형, 유병재가 출연하며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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