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던말릭.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성추행 혐의를 인정했던 래퍼 던말릭(22·문인섭)이 입장을 번복했다. 전 소속사 측은 즉각 반박했다.

지난달 20일 SNS에 '미투(#Me Too·나도 폭로한다)' 글이 게재됐다. 한 래퍼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는 "수장은 페미라는데 소속 래퍼라는 놈은 여고생 불러다가 성추행하고 어떻게든 함 해보려고 하고"라는 내용의 폭로글을 올렸다. 해당 래퍼는 던말릭인 것으로 밝혀졌고 두 번째 추가 폭로자 B씨까지 등장했다.

다음날인 2월 21일 던말릭은 "작년 12월 경에 한 팬분과 만남을 가졌다. 이 때 팬과 아티스트라는 권력 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한다.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던말릭 소속사 데이즈얼라이브의 수장 제리케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현 시간부로 던말릭은 데이즈얼라이브(소속사)에서 제외된다"며 던말릭의 퇴출 소식을 알렸다.

20여 일이 흐른 지난 12일, 던말릭은 앞서 공개했던 사과문 내용을 뒤집고 폭로자 2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에 "억울한 성범죄자로 남을 수 없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최근 여성 두 분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제가 강제로 성관계를 요청했다고 폭로한 여성분은 합의에 따라 정상적인 성관계를 가졌을 뿐이다. 부끄럽고 사적인 대화지만 진실을 밝히고자 부득이하게 대화 내용을 공개한다"고 호소했다.

장문의 글과 함께 던말릭은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들과 관계 이후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문자에는 '보고 싶다', '기분이 좋다' '꿈만 같다'는 내용이 담겼다.

데이즈얼라이브 수장 제리케이.
던말릭은 "폭로 직후 소속 레이블의 요청에 따라 부득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사죄의 글을 올렸던 것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이라 일단 겁이 많이 났고,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겪는 비난적인 여론에 정신적으로 크게 위축되어 사실과 다르게 성추행을 했다고 마지못해 인정하였던 것"이라고 서렴ㅇ했다.

끝으로 "억울한 성범죄자로 남을 수 없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최근 여성 두 분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위반)으로 고소했다"면서 "묵묵히 수사에 임하여 진실을 바로 잡겠다"고 덧붙였다.

던말릭의 입장 번복에 데이즈얼라이브 측이 또 한번 반박에 나섰다. 제리케이는 "처음 고발 트윗을 접한 2월 21일 (던말릭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 결과 던말릭은 미성년자인 피해 호소인의 고발 내용을 모두 인정하며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말과 함께 퇴출에 동의했다. 이튿날 올라온 두 번째 피해 호소인의 고발에 대해서도 사실임을 인정했으며, 이는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갑내기'인 피해당사자의 합의 의사는 정상적이었다 단정하면서, 본인은 '어린 나이에' 겪는 일이라 '마지못해 인정'했다 말하는 모순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 더불어 이 내용을 접하고 큰 충격과 고통에 빠져계신 피해호소인들께 위로의 뜻을 전하며, 관련한 2차 가해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임을 밝혀둔다"고 약속했다.

던말릭이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고소를 진행함에 따라 성추행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은 결국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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