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주혁/ 사진=나무엑터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흥부’를 김주혁의 유작으로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김)주혁이는 영화 속에 살아 있는 저희들의 동료고, 여러분의 배우입니다.”

지난 5일 진행된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 이하 ‘흥부’) 언론시사회에서 정진영은 故김주혁의 뜨거웠던 연기 열정을 기렸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관객들에겐 특별한 2월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주혁의 유작이 잇달아 찾아온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 이하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팔도를 들썩이게 만들던 대중소설의 대가 연흥부(정우)가 민심을 위로하는 '흥부전'을 집필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로 김주혁은 힘든 백성들의 정신적 지주, 조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해 ‘공조’에서 북한 고위층 간부로,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로 장르물에 녹아들었던 김주혁은 이번엔 나라의 희망을 꿈꾸며 백성을 돌보는 따뜻한 캐릭터로 심금을 울렸다.

약 5개월 간 촬영장에서 동고동락한 동료 배우들은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특히 정우는 최근 진행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극 중 (김)주혁 선배님의 ‘꿈을 꾸라’는 대사가 마치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 현실인지 영화인지 혼동됐다”며 “애초에 선배님이 출연하신다는 말에 ‘흥부’를 선택했고, 촬영 내내 크게 의지했다. 그래서 ‘흥부’는 단순한 영화 이상의 의미로 남을 것 같다”고 애틋한 마음을 내비쳤다.

사진='흥부' 스틸컷, NEW
‘흥부’에 이어 올해 개봉을 앞둔 ‘독전’ 역시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크랭크업한 ‘독전’은 대한민국 최대 마약조직의 정체불명 보스 이선생을 잡기 위해 형사 원호(조진웅)가 이선생 조직의 멤버 락(류준열)과 손을 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주혁은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 하림으로 분해 조진웅, 류준열과 팽팽한 연기 대결을 선보일 전망이다.

또 다른 차기작이었던 '창궐'은 지난해 9월 크랭크인한 작품으로, 김주혁은 극 중 이청의 형이자 이조의 아들인 세자 이영 역으로 특별출연을 확정했던 바 있다. ‘공조’로 인연을 맺은 김성훈 감독, 현빈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던 상황. 하지만 1회 차 촬영만을 마친 상황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고, 김태우가 새롭게 투입돼 고인의 몫을 대신하게 됐다.

이로써 ‘흥부’와 ‘독전’이 고인의 마지막 작품으로 남게 됐다. 특히 김주혁은 지난해 9월 스포츠한국과 만나 “최근 들어 연기하는 게 재미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요즘엔 똑같은 글도 깊게 느껴지고 이젠 뭘 고민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며 연기 열정을 전한 바 있다. 비록 그는 세상을 떠나 팬들 가슴 속 별이 됐지만, 그가 두고 간 작품들은 영원히 남아 위로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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