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저글러스'에서 영상사업부 비서 좌윤이 역

"최다니엘과 케미 만족, 윤현민 질투는 없었다"

"생애 첫 첫 로맨스물 , 더 내공 쌓아 도전하고파"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최근 종영한 KBS 2TV '저글러스'가 성황리에 종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배우 백진희와 최다니엘의 케미였다. 극 중 비서와 상무의 수직적 관계였지만, '관계 역전'이라는 콘셉트로 로맨스와 극강의 재미를 만들어냈다.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나선 백진희는 이에 대한 만족감부터 꺼내놨다.

"최다니엘 오빠와는 과거 시트콤 '하이킥' 카메오 출연으로 인연을 맺은 적이 있어요. 이후 군대에 갔고, 전역한 이후 우리 소속사에 들어온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같이 밥도 먹고 가끔 연락도 하는 사이였는데, 함께 작품에 임할 줄은 전혀 몰랐어요. '언제 한번 작품 해야지'라고 농담은 했는데 실현이 됐잖아요. 운명이라는 건 참 신기한 것 같아요."

백진희가 극 중 연기한 좌윤이는 YB 영상사업부 남치원 상무(최다니엘)의 비서다. 공채 입사 5년 차인 프로여비서지만, 사람 면전에서 공기나 먼지 취급 하는 불통의 철벽남 남치원을 마주해 다이내믹한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오피스물이라는 장르가 자칫 뻔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예능을 연출하신 분이라 그런지 시트콤에 가까울 수도 있는 장면을 정말 재미있고 감각적으로 만들어 주셨어요. 저 또한 드라마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촬영 전 실제 비서 교육을 받으러 갔어요. 고충과 애환이 많은 직업이더라고요. 어떤 말투와 태도로 살아가는지, 차를 어떻게 주고 엘리베이터는 어떻게 타는지 등 세세한 것들을 지도 받았어요."

극 중 두 남녀는 관계역전 로맨스라는 범주를 넘어 아픔을 공유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과정을 겪었다. 특히 이 가운데 로맨스의 절정을 찍었던 키스신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딥한 스킨십에도 '저글러스' 특유의 캐주얼함을 살려냈다는 평가다.

"키스신이 정말 많지 않았어요? 당황스러웠어요. (웃음). 촬영이니까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중간중간 '헉' 하는 심정도 있었죠. 치밀하게(?) 맞춰봤기 때문에 생각보다 NG는 적었어요. 이 밖에도 상처를 받은 윤이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도 많이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케미가 좋았던 탓일까. '그 분'의 질투(?)는 없었을지 궁금했다. 백진희는 현재 배우 윤현민과 공개 열애 중이다. '저글러스'의 전작 '마녀의 법정'에 윤현민이 나서 동시간대 1위를 달성, 후속작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백진희는 "질투는 없었고,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촬영 초반 다리를 다쳐서 한달 동안 고생했는데, 걱정을 많이 해줬다"며 웃었다.

백진희에게 '저글러스'가 특별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녀의 필모그래피 중 첫 로맨스물이었다는 점이다. '오만과 편견' '내 딸 금사월' '미씽나인' 등 가족극, 혹은 다소 어두운 장르물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맨스물을 통해 한단계 성장한 백진희의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로맨스물이라서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하고싶었던 마음이 크기도 했고요. '또 오해영' '번혁의 사랑' '파스타' 등 다양한 로코물을 찾아보며 리듬감을 익히려고 준비했어요. 그런데 사실 '저글러스'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멜로 연기는 제가 더 노력하고 쌓아가야 할 과제인 것 같아요. 겁없이 도전했다가 만약 작품을 망치게 된다면 민폐잖아요. 주인공이라는 책임은 무거운 것 같고, 스스로 겁도 많아졌나봐요."

'겁이 많아졌다'는 백진희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를 곧이어 알 수 있었다. 많은 주목을 받으며 혜성처럼 연예계 등장했지만, 이는 꾸준히 지속되지 못했고 번뜩이는 임팩트 없이는 오히려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돌아보면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시다시피 시트콤 '하이킥'을 통해 상상 이상의 인지도를 얻었어요. 제 스스로 어린 나이인지라 이를 발판삼아 승승장구 하게될 줄 알았죠. 그런데 제 뜻대로 흘러가진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저도 모르는 뚝심이 있었나봐요. 후회되는 시간도 있었고, 자책도 했지만 돌아가면 다시 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노력은 했던 것 같아요. 아직도 힘들지만, 얻는 것도 많은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음에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29살. 작고 풋풋한 이미지의 백진희지만, 어느새 20대 끝자락에 서 있다.

"고등학교 때 광고모델로 캐스팅 돼, 어떻게 보면 정말 운이 좋게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그러나 항상 배우는 항상 대중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열심히 해온 만큼 30대에는 안정되고 탄탄한 길을 걸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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