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1987년,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 해가 스크린으로 옮겨진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1987'(감독 장준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장준환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1987'은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장준환 감독의 신작으로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1987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은 "1987년 1월에 박종철 열사께서 돌아가시고 6월에 6·10항쟁이 일어나기까지 일들을 다룬 영화다. 그 사이에 많은 분들이 각자 양심의 소리를 내면서 여러 일들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온 국민이 거리로 뛰어나온 일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둘렀던 대공수사처의 실세 박처장 역을 맡은 김윤석은 냉혹한 눈빛과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축을 이룬다. 김윤석은 "그 시대 대공의 이미지를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며 "'황해'나 '타짜'에서는 굉장히 자유로운 악인이었다면 이번 박처장은 신념이 있는 사람이고 스스로 많은 것들을 억누르는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불행하고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 같았다. 악인이라기보다는 왜 그런 인간이 될 수 밖에 없었는가 보여주기 위해 신경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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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처장과 대공형사 조반장(박희순)에 맞서는 소신있는 최검사 역은 하정우가 맡았다. 하정우는 남다른 꼴통 기질로 사건의 물꼬를 트는 최검사로 '1987'의 기폭제가 된다. 그는 "사건을 은폐하려고 할 때 브레이크를 거는 인물이다. 초반에 관객이 제 편에 서서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인 정의 실현을 하려는 인물이라 영화에 한 발자국 편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특히 '황해', '추격자'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김윤석과 하정우는 돈독한 친분을 드러냈다. 하정우는 "'황해' 마지막 날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더라. 제가 많이 노화가 됐더라"고 너스레를 떠는 한편, "오랜만에 같이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게 형과 제게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윤석, 하정우 외에도 진실을 감옥 밖으로 전하려는 한 교도관 역의 유해진, 당시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는 87학번 신입생 연희 역의 김태리,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윤 기자 역의 이희준 등 동시대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인물들의 얼굴을 리얼하게 그려내 기대를 더한다. 특히 홍일점 김태리는 "선배님들이 맡은 캐릭터는 대부분 실존인물인데 연희만 완벽하게 창조된 인물이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연희가 중반 이후부터 등장하는데 선배님들이 쌓아놓으신 에너지를 받아서 그대로 가져가야 했기 때문에 다이나믹했다. 풋풋하고 순수한 신입생의 모습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의 폭발적인 릴레이는 '1987'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는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없이는 불가능했을 테다. 장 감독은 "박처장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주인공은 계속 바톤 터치를 한다. 결국 온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라며 "배우들 각자의 개성이 모두 달랐다. 장편 7편 정도를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감독으로서 이런 호사를 언제 누려보겠나 싶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배우들 때문에 또 한 번 놀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주인공이 많은 영화라 낯설 수 있지만 쇼트트랙 처럼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는 영화"라며 "30년 밖에 안 된 역사를 다루면서 아직 살아계신 유족 분들, 그 당시 많은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 번 느낀다면 그 역사의 주인공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1987'은 오는 12월 27일 개봉.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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