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고아성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윤소영 기자] 고아성은 끊임 없이 자신을 증명하고 있다. 스무살이 되기도 전에 영화 '괴물'로 칸 영화제에 입성했고 '여행자' '오피스'로 칸 레드카펫을 두번이나 더 밟았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공부의 신' '풍문으로 들었소' 등으로 안방 흥행도 놓치지 않았다.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고아성은 MBC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 연출 정지인)로 또 한번 스펙트럼을 넓혔다. 4개월 간 할 말 다 하는 '슈퍼 을' 계약직 사원 은호원과 동고동락했던 그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이번 드라마는 시청자들께 유난히 고마웠던 작품이에요. 시청률이 잘 나온 것도 아니고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것도 아닌데 끝까지 촬영을 할 수 있던 건 애정을 보여준 분들 덕분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의견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들으려 노력하는데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서 공감하는 분들도 있었고 판타지스럽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이런 걸 아니까 촬영할 때도 소중하고 감사했어요."

'자체발광 오피스' 속 고아성은 5포 세대로 일컫는 20대들의 표본이다. 취업 과정에서 100통이 넘는 이력서를 제출하고 단칸방 월세를 마련하기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한다. 흙수저의 굴레를 끝내고자 한강 다리에 서지만 절망의 끝에서 동력을 얻게 된다.

"현실적인 작품이 고팠어요. '풍문으로 들었소'에선 출산을 경험했고 '설국열차'에선 색다른 시대에 기차에서 나고 자란 요나를 해봤잖아요. 연기라는 게 겪어보고 하는 건 아니지만 상상에만 의존하다 보니 현실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커지더라고요. '을'을 다룬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고 느끼는데 실제로 저는 그런 작품에 관심이 가는 거 같아요. 이런 생각을 은호원을 하면서 재정비하게 돼 보람을 느꼈어요."

독보적인 캐릭터로 사랑 받은 고아성이지만 특별함은 줄이고 보편성을 더했다. 한 집 건너 볼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우리네 은호원이다. 그만큼 정서적 부담이 뒤따랐을 듯 했다. 고아성 조차 "매 순간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는 게 오히려 어렵다"고 말했다.

"연기할 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재밌는 사람을 보면 메모하는데 지난 학기에 같이 팀플을 했던 친구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은호원이 그 친구를 닮았어요. 제가 '은호원입니다'를 끊어서 발음하는 장면은 서비스센터에 전화했을 때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름을 또박또박 힘주어서 말하는 게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들었는데 인상적이어서 하게 됐어요."

  • 고아성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고아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다. 아비규환의 한강 둔치에서 CG로 구현된 괴물에 납치되는 여중생의 모습은 대한민국 천만인이 기억하는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 고마운 작품이지만 배우로서 좋지만은 않을 듯 했다.

"연기한 지 지금 11년 됐어요. 사람들이 '괴물 이후로 네 삶이 바뀐 것 같다'고 하는데 그런 얘기를 많이 들으니까 그럴 수 있겠구나 느끼지만 서운한 마음도 있어요. 원타임 베스트셀러 작품을 하고 그 이후로 사라진 배우들이 많잖아요. 저는 '괴물' 이후 꾸준히 해왔다고 생각하거든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 한 감독님과 일하는 게 아닌데 좀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꾸준히 해왔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어요."

1997년 카드사 광고 아역 모델로 시작해 데뷔한 지 무려 20년이다. 필모그래피는 천천히, 그러나 어느 누구보다도 단단하게 쌓였다. 칸에 입성하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한데 벌써 세 차례나 방문한 몇 안되는 20대 여배우가 됐다.

"친언니가 그런 얘기를 한 적 있어요. 여행잡지사에서 일하는데 연예인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거든요. 한번은 '왜 연예인들은 사람들이 다 자신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적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저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 큰 작품을 만났잖아요. 웬만한 사람들은 다 봤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스코어인데도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저한테 관심 없다는 걸 알아요."

대중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건 결국 자신이라는 걸 알고 있는 모양이다. 반짝 스타에 머물지 않고 충무로가 사랑하는 여배우가 되기 까지 고아성의 땀이 있었다. 자신을 '노력파'라고 표현할 정도로 고아성은 하고 싶은 게 많다.

"지금도 매 순간 배우는 과정이에요. 여태까진 운이 따랐던 거고 앞으로는 더 잘하는 노력이 필요할 거 같아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지만 '풍문으로 들었소'를 마치고 '이런 작품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제 나이대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아요. 요즘 찾아보는 게 제 또래 여배우들이 하는 작품인데 몇 없지만 경쟁구도가 생기지 않아 슬퍼요. 눈여겨보는 배우요? 김지원씨요."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7/05/30 07:01:19   수정시간 : 2017/05/30 15:28:34
AD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