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로 2년 만에 안방 컴백

"고생했지만 열심히 하니까 또 좋은 기회 왔어요"

배우 한선화로 홀로서기…음악 향한 열정 변치 않아

한선화 사진=화이브라더스 제공

[스포츠한국 윤소영 기자] 봄. 지금 한선화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다.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연애 말고 결혼' '장미빛 연인들' 등에 출연했던 그는 지난 4일 종영한 MBC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 연출 정지인 박상훈)로 2년 만에 안방 시청자들과 만났다.

'자체발광 오피스' 종영 후 휴식 중인 한선화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았다. 그는 2015년 MBC '장미빛 연인들' 이후 오랜만에 활동에 나선지라 새롭게 시작하는 설렘과 기대를 드러냈다. 동시에 겨울을 이겨내고 더욱 성숙한 꽃을 피우고자 하는 포부도 밝혔다.

"너무 좋은 분들과 하게 됐는데 감독님도 쾌활하신 분이고 배우들도 너무 에너지가 좋은 분들이셔서 제가 많이 배웠어요. 대본도 너무 잘 쓰여져서 신이 적게 나오더라도 상황과 감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어요. 작가님께서 한 장면, 한 장면 지나를 잘 써주신 거 같아요. 덕분에 제가 한번 더 주목받게 된 고마운 작품이에요."

오피스물인 '자체발광 오피스'는 스펙 경쟁 속에서 가까스로 계약직 신입사원이 된 은호원(고아성), 도기택(이동휘), 장강호(이호원)의 성장기를 그린다. 한선화는 극중 공무원시험 장수생인 도기택에게 이별을 선언했다가 뒤늦게 사랑을 깨닫는 하지나 역을 열연했다.

"직장인 역할은 크게 걱정을 안 했는데 3년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헤어져야 했던 부분을 이해 못 했어요. 아직 결혼을 깊이 생각해본 적 없으니까 그 부분이 좀 어렵더라고요. 인터넷에서 현실적인 문제로 결혼을 망설이는 여자들의 사연을 많이 찾아봤어요. 그러다보니까 결혼이라는 게 로맨틱하면서도 로맨틱하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고요."

로맨스 호흡은 감초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동휘와 맞췄다.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궁상 떠는 데이트에 질려 이별을 맞이한 하지나(한선화)와 도기택은 마케팅팀 대리와 계약직 사원으로 재회한다. 케미가 어땠냐 물으니 이동휘를 향한 무한 애정과 감사를 표했다.

"화기애애한 현장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이동휘 선배님 덕분에 그런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이동휘 선배님은 애드리브를 자유롭게 하니까 저는 늘 웃다가 왔거든요. 그래서 더 즐거웠고 매번 신을 찍을 때마다 공유하는 모든 것들이 저한테는 좋았어요. 도기택이라는 인물에 대해 많이 공유해주셔서 저로서도 하지나를 연기하면서 더 배우고 얻은 게 많아요."

한선화 사진=화이브라더스 제공

'자체발광 오피스' 출연에 앞서 2년 간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던 한선화다. 2009년 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한 후 연기 활동과 더불어 '청춘불패' '우리 결혼했어요'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등 예능에서 밝은 매력으로 활약을 펼쳤던 그였기에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님들이 좋은 작품으로 찾아주셨고 저도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게 여건이 맞아야 하잖아요. 진행하는 데 있어서 중간 부분들이 어려웠나봐요. 그래서 못하게 됐고 솔직히 말하면 딱히 계획을 미리 계산하는 편은 아니라서 계획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니까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 공백기가 흘러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이번에 기회가 자연스럽게 된 거 같아요."

실제 모습에 대해 한선화는 "내성적"이라 답했다. 겉으론 활발해보이지만 소심해서 홀로 삭히고, 집에서 혼술하기 일쑤란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백치 미소로 웃던 한선화는 사라졌다. 카메라 앞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이 마냥 밝았지만 그 뒤에는 부담이 따랐던 듯 했다.

"나름 힘들게 지냈어요. 여러가지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건데 '내 편은 없구나' 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제 성격이 겉으로 볼 땐 하하호호 해도 내성적이고 친구들 만나도 사적인 얘기를 잘 안하니까 터놓기 어렵거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주위에 알리지 못하니까 끙끙 앓고요. 그땐 고민이 '내일은 뭐 하고 지내지?' 하며 하루살이 같이 하루하루 버티는 거였어요."

배우 한선화로 홀로서기하는 건 꽤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한선화는 "고생은 했지만 열심히 하니까 또 좋은 기회가 오더라"고 말했지만 그 속에는 외롭고 힘들었을 준비 과정이 녹아있었다. 고단했던 시간이지만 그의 곁엔 든든한 응원군, 어머니가 있었다.

"고향을 간다든지 엄마를 보면 참 좋아요. 그나마 엄마한텐 잘 터놓는데 아직 그런 게 있나봐요. 이번에 작품할 땐 많이 좋아해주셨는데 오랫동안 제가 힘들었던 만큼 엄마도 힘드셨어요. 엄마가 모니터를 해주시니까 좋고, 안 좋고를 아시거든요. 이게 서로 말은 안 해도 통화할 때 목소리에서 느껴져요. 일부러 엄마한텐 터놓지 못한 몇 가지가 있기도 해요. 속상해 하시잖아요."

한선화 사진=화이브라더스 제공

한참을 얘기하던 한선화는 어머니께 최근 혼난 일화를 털어놓았다. 이는 다름 아닌 16일 있었던 동료배우 안세하 결혼식의 하객룩. 별다른 악의가 없기에 팬들은 넘어갔지만 어머니는 꾸중하셨고 한선화는 "내 실수 인정한다"고 했다.

"네이버 포털 메인에 걸려있으니까 엄마가 보셨나봐요. 댓글들이 너무 뜨거웠잖아요. 저는 잘 안 보고 스크롤을 안 내리려고 하는 편인데 엄마가 '댓글 봤냐? 내 딸이지만 그건 네가 잘못한 거 같아서 못 봐주겠다' 그러시더라고요. 사실 원피스 위에 재킷이 있었는데 더워서 차에 두고 갔었어요. 물론 결혼식장에 흰 원피스를 입고 간 건 제 실수라고 인정해요. 제 실수예요."

이날 한선화는 뜻하지 않게 조승우와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두 사람이 안세하의 결혼식에서 찍은 사진과 이후 한선화가 로즈데이를 기념해 촬영한 장미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일각에서는 사진 속 장미꽃을 조승우가 한선화에게 준 것으로 여겼다.

"결혼식 갔다가 친한 감독님 파티를 갔단 말이에요. 여자 3명이 있었는데 똑같이 장미를 받았어요. 저는 세하 오빠도 장가 갔지, 로즈데이라 장미 받았지 하니까 '참 로맨틱한 날이다' 썼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너무 죄송해서 문자드렸는데 승우 오빠는 모임에서 받은 걸 모르니까 '장미꽃 준 남친 잘 만나라' 하더라고요. 저는 연애도 못하고 있는데 말이죠."

이쯤 되면 2년만의 컴백에 귀여운 액땜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공백에도 한선화를 잊지 않은 팬들의 관심이기도 하다. 현재 한선화는 팬들과 하루 빨리 만나기 위해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이제 갓 컴백한 터라 계획을 하나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목표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뀌는데 지금은 좋아하는 일 했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되면 영화도 해보고 싶고 이번 드라마 하면서 오대환 선배님이 연극을 하셨던 분이잖아요. 그분한테 들었던 얘기들이 저한텐 컸나봐요. 그래서 소극장 무대도 서보고 싶고 제가 음악을 먼저 접했던 사람이잖아요. 음악에 대한 꿈은 아직도 있어요. OST나 팬들을 위한 선물을 부르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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