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소셜미디어 허브 구축은 언제나 화두다. 최근 몇년간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셜미디어 허브 구축을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왔다.

웹사이트, 별도의 페이지 또는 공식 블로그에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그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연결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서 보여주는 허브를 통해, 소비자들이 기업의 활동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다. 문제는 딱 거기까지라는 점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기업들이 만든 소셜미디어 허브를 보자. 모든 계정의 기업이야기를, 그것도 비슷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한군데 모아서 보는 식상함밖에 새로울 것이 없다. 그 결과 의욕있게 만들어진 소셜미디어 허브 사이트는 외면 받으며 조용히 사라져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소셜미디어 허브 인프라 구축을 지속적으로 원하고 있다.

잠깐 다른 시각에서 지금까지 기업들이 행해 온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살펴보자.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시작하면 으레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개설을 검토한다. 공식계정의 개설이 곧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시작인 것이다. 이후 개설된 채널의 특성에 맞춰 방문자 수 또는 팬 수, 팔로워 수의 목표치가 설정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콘텐츠의 발행, 이벤트의 진행, 광고 집행 등의 본격적인 활동이 진행된다. 이렇게 몇 달,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 기업의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언제부터인가 소셜 채널의 운영에만 집중하게 된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목적은 어느새 중심에서 사라져 버린다. 미묘한 목표 차이가 결국에는 큰 간극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참여, 개방, 공유 그리고 협업이라는 소셜 미디어의 기본정신과 특성을 잊은지 오래고 트래픽과 팬 수 등 숫자로 보여지는 목표 달성, 즉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운영되는 기업의 소셜미디어의 콘텐츠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기만 하는 소셜미디어 허브 인프라는 당연히 고객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업 블로그들이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공식블로그 삼성전자 투모로우는 업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삼성전자 뉴스룸으로 개편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HMG JOURNAL’이라는 공식 뉴스미디어 채널을 신설하였고 신세계그룹은 정적인 기존의 웹사이트를 SSG BLOG로 대체했다.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활용하여 한정된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바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단계를 지나 실제 업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바로 소셜 웹사이트이다. 소셜 웹사이트는 기존 웹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소셜미디어가 가지는 장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사이트를 지칭한다. 기존의 소셜 허브 채널처럼 단순하게 콘텐츠를 연결하는 것이 아닌 고객 중심, 업 중심의 연결을 지향한다.

헤일로에이트에서 구축한 소셜 웹사이트의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한국 토익위원회의 고민은 자사 웹사이트 내에 유익한 정보는 많이 쌓여 있으나 방문자의 수가 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엔진에 친화적인 블로그를 활용하여 기본적인 소셜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토익스토리 블로그가 바로 그것이다. 기존 웹사이트의 디자인 톤 앤 매너와 메뉴 바가 위치한 상단, 하단 디자인을 블로그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블로그 콘텐츠를 검색엔진에 노출하여 이를 통해 방문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웹사이트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모바일 웹사이트도 디자인의 일체감을 살려 반응형 블로그로 구축했다. 웹사이트에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메뉴와 고객에게 자주 보여 지고 싶은 메뉴를 블로그 메뉴로 이동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블로그는 업 중심의 콘텐츠로 고객들과 소통하게 되었다.

한국토익위원회의 사례는 기존의 웹사이트를 유지한 채 소셜 기능을 추가한 소셜 웹사이트라 한다면 헤일로에이트(www.halo-eight.com)의 소셜 웹사이트의 경우는 처음 웹사이트를 구축하면서부터 소셜의 기능을 추가한 사례이다.

웹사이트를 기획하면서 자주 업데이트되지 않거나, 디자인 요소가 중요하거나, 또는 프로그램의 적용이 필요한 메뉴는 웹사이트로 설계하고 업데이트가 빈번하거나 고객들에게 노출이 되고 싶은 메뉴는 블로그의 기능으로 구축했다. 초기 제작부터 기획이 반영되어 두 웹사이트와 블로그는 디자인이 동일하다. 즉 방문자는 마치 하나의 웹사이트를 방문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렇듯 소셜 웹사이트는 기업이 소셜의 시대에 갖추어야 할 소셜 기능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웹사이트인 것이다. 이제까지 방문자와 팬 수 확보를 위해 운영되었던 소셜미디어 매체를 엮었던 소셜미디어 허브 인프라와는 달리 고객을 업 중심의 커뮤니케이션과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각자 기업들의 업에 맞는 소셜 미디어의 기능을 웹사이트에 적용해보자. 그리고 소셜미디어와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지말고, 과연 원래의 목적에 충실하게 소셜과 웹의 장점을 활용하여 소비자와 더 많은 소통을 하게 됐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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