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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재욱기자] 도대체 몇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것일까?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 제작 사이드미러,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의 개봉 직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천우희는 불과 한 달 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지난 4월 ‘해어화’ 개봉 당시에는 고혹적인 디바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마이 엔절’ 때문에 긴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잘라선지 경쾌한 현대 여성의 느낌이 강했다. ‘곡성’ 속 자연의 이미지를 담은 무명의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 조금 이 사람을 알았다 싶으면 여지없이 그것이 착각임을 일깨워주는 천우희. 만날 때마다 더욱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천생 여배우였다. 현재 천우희의 내면 속 여성들을 만나보았다.

#Mystery Woman(미스터리 우먼)=극중에서 천우희가 연기한 무명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단연코 ‘미스터리’다. 평온한 마을이었다가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살인 사건들이 일어나는 공간에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 종구(곽도원)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가 또 순식간에 사라지는 무명은 아무리 표현력이 뛰어난 문장가라도 설명하기 힘든 캐릭터다. 더군다나 앞에 잠깐 나왔다 사라지고 결말부에 등장해 ‘미친 존재감’을 발산한다. 무명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인터뷰장에 나타난 기자에게 천우희는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만 지으며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천우희도 나홍진 월드 속에서 여전히 답을 찾고 있는 듯했다.

“연기할 때 저도 모호했어요. 감독님은 이 역할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기보다 믿고 맡겨준 부분이 많아요. 감독님이 정해준 답을 알고 연기하는 것보다 제 자신이 의심하고 답을 찾아가야지 관객들이 더 혼란스러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절대 어떤 생각으로 역할을 만들었는지는 말씀해주시지 않았어요. 항상 여지를 남겨두고 대답을 하셨죠. 무명이 착한 존재인지 나쁜 존재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그러나 전 무명의 말은 확실하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Strong Actress(강한 여배우)=천우희는 데뷔 이후 항상 편한 아스팔트 길을 걷기보다 힘든 자갈밭 길을 걸어왔다. 여배우가 맡기 힘든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며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곡성’의 무명도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고민을 해야 했고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이었다. 영화 속에서 안타깝게 삭제된 외지인(쿠니무라 준)과의 몸싸움 신에서 며칠간 앓아 누울 만한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편집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영화를 위한 감독님의 결정이었을 것이다”며 대인배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해어화’ 빼고는 영화 속 제 의상은 항상 한두 벌이었어요. 이번에도 딱 한 벌이었는데 몸싸움 신 촬영 때 얇은 면치마라는 의상 특성상 보호대를 입을 수 없었어요. 하루 종일 찍었는데 집중하다 보니 다친 걸 몰랐어요. 촬영을 다 끝내고 샤워하려다 보니 온통 피투성이었어요. 손만 살짝 대도 아플 정도였죠. 그 후유증이 한달 가까이 가더라고요. 아파서 바지를 못 입고 치마만 계속 입어야 했어요. 힘든 역할만 골라서 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예쁜 여주인공을 연기해보고 싶죠. 그러나 기회가 오지 않네요 그렇다고 버킷리스트를 실현시키는 것처럼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작품은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어요.”

#Lovely Daughter(사랑스러운 딸)=최근 천우희의 어린 시절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사진 속에서 딸의 얼굴과 판박이인 천우희 어머니의 젊은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마치 천우희가 1990년대 젊은 엄마로 분장을 한 느낌이 들 정도로 똑 닮았다. 가족은 천우희가 현재 위치에 서기까지 가장 큰 지원군이었고 정신적인 안식처였다. 천우희의 나이도 이제 서른. 소처럼 쉬지 않고 일만 하는 천우희에게 어머니의 결혼 재촉은 없을까?

“제가 봐도 엄마랑 얼굴이 똑같아요. 성격도 많이 닮았어요. 모든 일에 대범하고 여장수 스타일이죠. 그러면서도 잘 웃으시고 소녀다운 면도 많으세요. 어렸을 때 존경하는 사람을 물을 때 부모님을 대는 걸 촌스럽게 여기잖아요 그래서 위인 이름을 대고요. 전 요즘은 부모님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해요. 힘들게 저랑 오빠를 키우고 삶을 살아가신 모습이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워요. 결혼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 저를 아직도 어리게 보시는 것 같아요. 하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고 말하세요. 말도 안돼요 그건. 본인들은 해놓고서. 너무 이기적인 말씀이세요 정말. (웃음) 이상형이오? 유쾌한 사람이요. 직업이나 얼굴은 전혀 안 봐요. 외모는 너무 안 봐서 친구들에게 질책을 당하곤 해요.”

#Lady of Canne(칸의 여인)=‘곡성’이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대돼 천우희는 오는 17일 칸행 비행기표에 탑승할 예정이다. ‘한공주’ 때는 영화 촬영 때문에 참석할 수 없어 이번에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은다. 영화배우로서 최고의 영예이기에 기대가 남다를 법하다. 아무리 모든 일에 대범한 천우희라도 첫 칸 행은 설레는 모양이었다.

“처음 가는 것이라 당연히 기분 좋죠. 많이 설레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보신 분들에게 물었는데 나홍진 감독님이나 봉준호 감독님 모두 다른 이야기만 하세요. 일단 가서 느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공식 행사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칸을 느끼고 올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정말 구경을 다니고 싶어요. 그렇게 못한다 하더라고 공식 행사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가서 사진 좀 찍어 SNS에 자랑 좀 해봐야겠어요.(웃음)” 최재욱기자 jwch6@sportshankook.co.kr,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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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5/14 07: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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