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종영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 강석현 역 열연

종영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강석현 역으로 열연한 정진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첫 인상부터 남다른 분위기가 풍겼다. 온화한 미소로 진중하게 소감을 전하는 모습에서 연기에 대한 특별한 열정이 오롯이 느껴졌다.

다른 출연진보다 몇 회 일찍 긴 대장정을 마무리한 정진영은 여행을 다녀오면서 드라마 속 자신의 역할을 털어내려 했지만, 정작 이어지는 인터뷰 일정으로 인해 다시 그 인물을 되새기고 있다며 ‘허허’ 웃었다.

그러면서도 영 싫지 않는 표정에서 무려 6개월간 입고 있었던 그 역할을 그가 얼마나 아껴왔는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진영은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김상협 김희원)에서 강석현 역을 맡아 애틋하고 절절한 순애보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강석현과 신은수(최강희)의 나이차를 초월한 핑크빛 로맨스는 ‘할배 파탈’이라는 별칭까지 붙으며 인기를 입증해 화제를 모았다.

종영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강석현 역으로 열연한 정진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 multi@hankooki.com)
# 종영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홀가분한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긴 여정을 나만 먼저 끝내고 일상으로 빨리 돌아 오고자 여행도 다녀왔는데… 이렇게 되새기고 있고(웃음) 아직 실감이 나질 않아요. 최선을 다해서 연기 호흡을 맞췄던 팀워크가 워낙 좋았기 때문일 거예요.”

#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좋았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라.

“초반부터 대본이 좋다고 칭찬이 자자했어요. 쪽 대본도 없었고 두 권씩 딱딱 묶여서 다음 주 분량까지 전달받았기에 역할에 대해 촘촘하게 계획을 세워서 접근할 수 있었어요. 긴 호흡이고 힘든 촬영 현장에도 동료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죠. 특별한 체력 관리 없이 버티게 해 준 힘은 동료들과의 좋은 호흡 덕분이에요.”

# 드라마 속 설정들이 초반엔 다소 무리가 있을 법해 보였는데?

종영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강석현 역으로 열연한 정진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 multi@hankooki.com)
“사실 저도 ‘할배 파탈’ 같은 별명을 얻게 될지는 몰랐고, 결혼이나 로맨스의 과정 등이 오해 없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더욱이 석현과 은수의 데이트 모습 등이 달달하게 보일 줄도 몰랐고요.(웃음) 전 그저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전체 드라마 감성의 퀄리티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답니다. 평소에도 관습적인 연기 표현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부분들은 감독님과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고요. 뻔한 얘기 통속적 소재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끊임없이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이 시청자들께 통한 면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더욱이 이 드라마는 선악 구분이 애매하기도 했고 다른 말로 우리는 ‘아이러니’나 ‘묘함’이라고 표현했는데 어쨌건 모든 인물들이 독특하고 특징이 있었던 것이 어필하면서 동시간대에서 나름 선방하는 결과를 낸 것 같고요.”

# 극중 30대, 50대, 7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은?

“짧은 기간에 한 인물의 생을 표현하기 위해 분석적인 연구를 거듭했죠. 먼저 인물의 과거 모습, 즉 젊은 날의 석현의 야망 그리고 야수가 된 뒤 인생 말미 골간의 이야기 등을 들었고 그 대본 속 석현의 마음을 따라 갔어요. 인물을 평가하는 것도 계산하는 것도 아닌 그저 경로대로 그의 삶을 몰입하려고 한 거예요. 어렵다기보다도 표현점이 잘 보였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했고요. 배우의 표현은 느낌에서 시작하거든요. 줄거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거죠. 대본에 강석현은 충실히 묘사되어 있었고 전 그 지도(대본)를 들고 어디론가 찾아가는 작업이었죠.”

# 배우 정진영이 보기에 강석현은 어떤 인물일까?

“저도 미리 극에서 퇴장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면서 석현은 나름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석현의 경우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니까요. 어리석은 사람이고 악한 부분도 있었지만 부끄러움을 느끼고 사과를 할 새도 없이 지나간 것이 아닌 그는 그에 맞는 마무리를 할 수 있었으니 강석현의 지난 인생은 그나마 위로 받은 셈인 것 같네요.”

종영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강석현 역으로 열연한 정진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 multi@hankooki.com)
# 다수의 역할들을 만나면서 이번 작품은 어떻게 남을 것 같은지?

“제가 직접 연기한 역할 외에도 만나 온 인물들에 대한 잔상은 늘 머릿속에 상처처럼 남아있어요. 일단 이 작품에서는 아직까지 ‘은수’를 떠올릴 때마다 슬프네요. 뭉클하고. 앞으로도 또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겠지만 지나 온 역할들에 대한 상처는 여전히 각인되어서 불현듯 생각이 나겠죠. 전 이런 걸 배우만이 가질 수 있는 상처라고 생각해요.”

# 스스로에게 엄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더라. 향후 목표는?

“저도 평소에는 게으른 편이에요.(웃음) 그런데 일할 때만은 어려운 방법, 어려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 프로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누구나 스스로에게 과제를 주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어요. 뭐든지 그저 쉽게 하려고만 하게 되고요. 어려워야지 뭔가를 찾아서 할 수 있게 되죠. 대가를 받고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프로니까. 그 대가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요. 프로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하는 것이죠. 힘들면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은 용납이 안 되는 거예요. 해당 분야에 있어서 아마추어로부터 ‘굉장한 존재’구나 라는 생각을 들을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도 자극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찾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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