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이쯤 되면 열풍이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의 인기가 가히 심상찮다.

'응답하라 1988'은 지난 11월 6일 첫 방송 이후로 매회 안방극장 시선을 사로잡으며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으로 1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 케이블 방송 사상 또 하나의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은 단순히 보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패션, 음악은 물론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쌍문동과 관련한 당시의 소소한 추억을 공유하고 되새겨 보며 '응답하라 1988'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드라마의 관건은 1988년도의 시대 상황을 얼마나 잘 풀어내고 있느냐일 터. 이와 더불어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가상일지 고증 부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지대하다.

이에 '응답하라 1988'과 관련된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여러 정황들에 추리를 더해 살펴본 숨겨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진=tvN
# 1. 덕선을 비롯해 정환, 선우, 동룡 등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없는 학교?!

극중에서 덕선(혜리)은 '쌍문여고'에 다니고 정환(류준열)을 비롯해 동네친구들이 다니는 남자고등학교는 '쌍문고'로 나온다.

하지만 사실 이 두 고등학교는 모두 가상의 학교다. 즉, 실제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고등학교라는 것. 이에 시청자들은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고등학교는 어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쌍문여고'는 실제 '정의여자고등학교'가 유력하다는 설이다. 골목길 풍경, 통학버스 노선, 떡볶이 거리 등 주변 설정을 비롯해 정봉(안재홍)이 덕선의 친구 미옥(이민지)을 만나 첫눈에 반한 순간에도 "혹시 정의여고?"라고 묻는다. 이외에도 출연진들의 대사 속속 '정의여고'가 언급되고 있어 제작진들의 의도가 들어간 대사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다음으로 '쌍문고'라는 명칭은 실제 2006년 쌍문동에 개교한 '효문고등학교'의 가칭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시기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쌍문여고'가 '정의여고'라는 가정 하에는 거리상으로 '선덕고등학교'나 '신일고등학교'로 추측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사진=tvN
이에 드라마 관계자 측은 "쌍문동 인근에 고등학교가 몇 곳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작진이 여러 일화를 수집하고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실존하는 학교 명칭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추측들이 나오고 있긴 하다. 대부분 주변 '신일고'나 '정의여고'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 2. 덕선이 활약한 '88 서울올림픽' 피켓 걸의 진실은?

드라마 제목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1988년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한국의 역량을 세계로 드높인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된 해다.

무엇보다 타이틀을 제대로 나타내기 위해 1회부터 덕선의 우여곡절 올림픽 참여 에피소드가 전파를 탄 바 있다.

극중 '마다가스카르'의 피켓 걸로 선정됐던 덕선은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국 마다가스카르의 올림픽 불참 통보로 피켓 걸 취소 통보를 받게 됐다. 하지만 벌점을 받게 된 다른 참가자를 대신에 결국 덕선은 '우간다' 피켓 걸로 개막식에 참가해 극의 재미를 더했다.

사진=tvN
이는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1988년 9월 12일자 한 매체 지면에 실린 바 있는 이 일화는 당시 상명여고 3학년 유용신 학생의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한 내용이다.

당시 유용신 학생은 덕선과 같은 나이로 피켓 걸 참가를 앞두고 있었으나 마다가스카르의 불참으로 개막식에 서지 못했다. 이에 "마다가스카르가 올림픽에 불참해 섭섭하다. 이번 올림픽이 꼭 성공하도록 누구보다 열심히 기도할 것이다"라는 인터뷰를 했다. 이 부분 역시 드라마 속 내용과 일치한다.

반면에 실제 유 양의 경우 이후 피켓 걸이 아닌 레슬링 경기 시상식 요원으로 발탁돼 올림픽 행사 진행에 참여하게 됐다. 이 점은 드라마 내용과 다른 부분이다.

# 3. 택이의 실제 모델은 바둑기사 이창호 9단?

극중에서 박보검은 바둑기사 최택으로 열연 중이다. 천재적인 능력과는 사뭇 다른 덕선을 향한 순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엉뚱한 매력으로 여심 공략 중이다.

사진=tvN
현재 택은 덕선의 남편감 후보 중 한 명이지만 역시나 주목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최택이라는 인물을 어디서 따왔느냐는 것이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바둑기사 이창호 9단. 앞서 택이 세계바둑최강전에 출전해 중국, 일본을 제치고 길고 어려웠던 대국에서 끝내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최택의 모습에 이창호 9단을 투영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변의 상황에도 아랑곳없는 무표정, 늘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 셔츠에 검은 양복 차림새, 무엇보다 이창호의 아버지가 금은방을 운영하셨다는 설정까지 유사하다.

특히 극중 대국을 진행하는 장면 속에 바둑 기보(바둑을 둔 내용 기록)가 과거 이창호 9단의 것을 그대로 재연했다는 점이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관계자 측은 "제작진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며 확인해 주지 않는 사항이다"라며 "이렇게 제작진이 조심하고 있어도 워낙 시청자들의 많은 추측들이 더해지다 보니 대중들 사이에서는 '최택=이창호' 이렇게 인정하게 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 4. 쌍문동 브라질 떡볶이부터 압구정 맥도날드까지… 추억의 장소들

'응답하라 1988'의 또 하나의 묘미는 옛 추억의 장소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장소로 손꼽히는 곳은 극중 자주 등장하는 '브라질 떡볶이'와 정환이 덕선에 대한 마음을 넌지시 비춘 '압구정 맥도날드'.

두 곳 모두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곳이지만 확실히 한 시대를 풍미한 장소이다. 특히 '압구정 맥도날드'의 경우에는 외국계 패스트푸드 국내 1호점 오픈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만남의 장소로 큰 인기를 모았던 곳이다. 임대료 관련해 지점을 옮기게 되었다고 하며 현재는 그 자리에 한 대형 의류업체가 자리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관계자는 "당시 '압구정 맥도날드'과 함께 실제 쌍문동 여고 근처에 떡볶이 거리가 유명했다고 알려졌다. '브라질 떡볶이'도 그런 장소 중 하나"라며 "두 장소 모두 당시 인기를 모은 장소 중 대표적인 곳으로 설정된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관계자 측은 "제작진이 많은 조사를 거쳐 고증을 더한 내용 전개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스포일러 때문에 (내용과 관련한) 여러 부분들에 대해 신중하게 촬영 중이다"라며 "아직 대본이 탈고되지 않아 더욱 조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