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봉진 인턴기자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언제 들어도 마음이 뭉클하다. 그도 그럴 것이 민요 '아리랑'에는 우리나라 특유의 한(恨)이라는 정서가 녹아있기 때문일 터.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아리랑'이 가슴을 울린다. 무려 1,000만 독자에게 감동을 선사한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이 하나의 뮤지컬로 탄생했다.

뮤지컬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투쟁의 역사를 오롯이 담아낸 대형 창작뮤지컬이다. 무려12권의 장편소설이 2시간 40분의 콤팩트한 작품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LG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아리랑'(연출 극본 고선웅, 제작 신시컴퍼니)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자인 고선웅 감독을 비롯해 안재욱, 서범석, 김성녀, 윤공주, 임혜영, 카이, 김우형, 이소연 등 출연진들이 함께했다.

뮤지컬 '아리랑'은 3년여에 걸쳐 기획 제작된 만큼 프레스 리허설 무대도 많은 신경을 쓴 듯 했다. '진달래와 사랑'이라는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총 8장면으로 추려서 약 70분 가량 시연됐다.

무엇보다 서양식 오케스트라에 한국적인 판소리가 적절하게 조화되며 생동감 넘치는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노랫말에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전라도 사투리와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해 이목을 끌었다. 또한 무대 배경에는 LED를 이용해 독특하고 신선한 영상의 묘미를 느끼게 만들었다.

이날 연출자인 고선웅 감독은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너무 감동이고 영광이다"라며 "조정래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 감독은 "처음에 부담을 많이 가지고 연출하니 소설의 늪에 빠지는 느낌이었다"며 "부담을 내려 놓고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고선웅 감독은 사투리와 일본어로 된 노랫말에 대해서 "사투리는 사투리로 일본어는 일본어로 (소설과 같게) 표현하자고 가장 굳게 마음을 먹었다. 조정래 선생님의 사투리는 맛깔 난다. 표준어로 표현하는 것이 정답인가 고민 후 당시 일본인과 말이 안 통하는 답답한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고선웅 감독은 "무대를 미학적으로 동시대 사람들이 격조 있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라며 "모던하고 깔끔하면서 클래식하게 만들기 위해 신경 썼다"고 말했다.

출연진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결혼 후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안재욱은 '아리랑'에서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남자인 송수익 역을 맡았다. 뮤지컬배우 서범석과 더블 캐스팅이다.

이날 안재욱은 "송수익은 힘든 현실 속 위기상황에서 민초들을 독려하는 역할이다 보니 (감정을) 함께 어우러지면서 표현할 수 없는 캐릭터다"라며 "더구나 양반 신분이라 (표현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재욱은 "민족의식이라면 너무 거창할까. 아팠던 과거 역사를 돌아보며 지친 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김성녀는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김성녀는 "우리의 소리가 이만큼 훌륭하다는 것이 기쁘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아리랑'을 뮤지컬이다 연극이다 장르 구분 없이 우리 민족의 혼을 담아낸 작품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녀는 '아리랑'에서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인고의 어머니 감골댁 역을 맡았다. 명배우답게 카리스마 짙은 연기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방수국 역을 맡은 윤공주와 임혜영, 양치성 역을 맡은 카이와 김우형 등 하나 같이 자부심을 드러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애이불비(哀而不悲: 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아니함) 아리랑, 출연진들의 마지막 구호처럼 뮤지컬 '아리랑'을 통해 과거의 슬픈 역사를 딛고 우뚝 선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길 바란다.

오는 9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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