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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장밋빛으로 채색되긴 했으나 질병에 관한 영화치곤 상당히 활기차고 긍정적이며 또 코믹하기까지 하다. 두 딸을 혼자 돌보게 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아버지와 딸들 그리고 아내와의 관계를 그린 드라마다. 순식간에 감정이 변하는 아버지 때문에 딸들이 겪어야 하는 두려움과 그런 아버지의 행동이 저지르는 엉뚱한 행복한 순간을 균형을 맞춰 정겹게 그렸다.

영화를 연출한 여류감독 마야 포브스의 자전적 얘기로 포브스는 두 딸들이 아버지 때문에 겪어야 하는 당혹감과 좌절감 그리고 위험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아버지의 과격한 행동 때문에 보면서 마음을 졸이다가도 모든 것을 밝게 처리해 안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너무 낙관적인 처리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모습에 다소 어긋나긴 한다.

포브스가 자기 가족에게 보내는 사랑이 가득한 추억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재미있는 영화다. 4명의 성인과 아동 배우들이 꾸밈없고 생명력 넘치는 연기를 아주 잘해 영화의 사실감을 잘 살리고 있다.

1960년대 말. 굉장히 재주가 많은 캠(마크 러팔로)은 감정의 높낮이가 순식간에 변하는 바이 폴라(제목은 이 이름을 우습게 표현한 것이다) 환자여서 무슨 일을 해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직장도 오래 다니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아주 낙천적이다.

캠과 자신의 정신질환을 알고도 자기를 사랑하는 매기(조이 샐다나)는 결혼해 매서추세츠주의 캠브리지에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그리고 두 딸 아멜리아(감독의 딸인 이모진 월로다스키)와 페이스(애슐리 아우프더하이드)를 낳는다. 그런데 딸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쯤 캠의 행동이 지나치게 과격해지는 바람에 캠은 정신병원에 잠시 수감됐다 나온다.

딸들이 다니는 학교가 충분히 도전적이지 못한데 불만이 많은 매기가 컬럼비아대의 경영과정에 18개월 만에 학위를 딸 수 있는 조건으로 합격이 된다. 매기는 졸업해 직장을 잡아 딸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기 위해 캠에게 두 딸을 맡기고 뉴욕으로 간다. 그리고 주말마다 딸들을 방문한다. 캠이 두 딸을 무척 사랑하는 것은 분명하나 정신상태가 불안한 그에게 딸들을 맡기고 뉴욕으로 떠나는 매기의 결정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매기가 뉴욕에 사는 동안 두 딸을 혼자 돌보는 캠과 딸들 간에 일어나는 잡다한 에피소드가 자잘하니 재미있게 나열된다. 캠은 딸들을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기분 나는 대로 딸들이 잠든 밤에 나가 술을 마시는가 하면 새로 옮긴 아파트를 안 치워 딸들로부터 “똥통”이라는 핀잔을 받는가 하면 아파트 이웃들에게 지나치게 친절해 오히려 따돌림을 받는다.

이로 인해 고통당하는 두 딸은 어머니 보고 어서 돌아오라고 사정을 하면서도 둘 다 원체 총명하고 또 긍정적인 데다가 아버지를 사랑해 가족이 똘똘 뭉친다. 4명이 연기를 다 잘하지만 특히 훌륭한 것은 러팔로다. 기분 상태가 극과 극을 이루는 정신질환자의 모습을 과장되지 않고 동정심이 일도록 하고 있다. 그와 함께 두 소녀 배우들이 아주 귀엽고 사실적이다. 음악은 좀 지나치게 달콤하거나 감상적이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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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6/27 08: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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