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먹방' 봇물에도 백종원 프로의 시청률은 고공행진

사진=(시계방향으로)올'리브 '한식대첩3'·MBC '마이리틀텔레비전'·최신혜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김소희기자] 채널을 돌릴 때마다 '쿡방', '먹방'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을 '쿡방 전성기'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에 백종원이 있다.

자그마치 세 개의 '쿡방'에 출연하고 있지만, 백종원의 주가는 식을 줄 모른다. 시청률 상승은 물론이고,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겹치기 출연 논란조차 없다. 자타공인 '쿡방'의 일인자, 백종원의 매력에 시청자들은 빠져들고 있다.

▲ 신사적인 말투, 빼입은 슈트 NO! 사투리와 요리복이면 끝

백종원이 2030 여성들의 이상형이자 훈남의 아이콘이 될 줄 누가 상상했을까. 배우 소유진과 결혼한다고 발표됐을 때, 또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15살이라고 했을 때, 그 주인공이 번화가 먹자골목에서 한 번쯤은 봤던 그 사람임을 알았을 때도 지금의 흐름을 짐작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짐작은커녕 백종원은 오히려 '도둑놈'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지금은 판세가 완전히 바뀌었다. 백종원에게는 '소유진 남편', '프랜차이즈 요식업주', '짬뽕 아저씨' 대신 '백선생', '애플 보이', '시청률 견인차' 등과 같은 많은 수식어가 붙었다. 오히려 소유진에게 '백종원의 아내'라는 칭호가 내려졌다.

백종원은 소위 교회 오빠와 같은 상냥한 말투를 구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고향인 충청도 사투리 본연의 구수한 말투다. 패션 센스가 뛰어나 명성을 얻은 것도 아니다. 요리복을 입은 채 구슬땀을 흘리며 요리하는 모습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과 tvN '집밥 백선생(이하 백선생)'에서 백종원은 언제나 단색의 요리복을 입고 있다.

그렇다면 백종원이 매회 '백선생'에서 입고 나오는 감색 요리복은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이와 관련, '백선생' 고민구 PD는 스포츠한국에 "매주 코디를 해주지는 않는다"며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두 벌 정도를 미리 준비했다. 매주 빨아서 번갈아가면서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능 TPO'까지 갖춰…준비된 셰프테이너

패션에만 TPO(Time, Place, Occasion)가 있지 않다. 예능에도 시간, 장소, 경우에 따른 예능 덕목이 요구된다. '마리텔', '백선생', 올'리브 '한식대첩3'에서 백종원은 방송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마리텔'에서는 시청자의 요리 선생님, '백선생'에서는 김구라 손호준 윤상 백정철의 요리 선생님이지만 '한식대첩3'에서 백종원은 냉정한 심사위원이다. 냉철한 눈빛으로 매회 박학다식한 지식을 뽐낸다.

1회에서 백종원은 제주팀이 들고나온 다금바리와 능성어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진짜 다금바리도 구분해냈다. 4회에서는 전라남도 팀의 덕대와 덕자를 분류했고, 전라북도 팀의 농어를 보며, '음력 5월의 농어는 꼽추 등도 편다'는 속담까지 뽐내며 축적된 요리지식을 발휘했다. 식재료에 대한 설명은 기본, 전문가다운 면모로 프로그램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백종원은 '한식대첩3' 제작발표회에서 "다른 요리 예능에 출연할 때 언제나 준비를 열심히 하지만, '한식대첩3'는 준비 과정이 전혀 필요 없다. 그러나 전국 명인들이 하는 음식을 시청자들을 대신해 맛보고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중압감이 상당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백선생'에서 백종원은 요리 불능자들의 해결사로 나섰다. 그러다보니 요리에 대한 기본 상식까지도 백종원이 직접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준다. 특히 지난 2일 방송분에서 백종원은 돼지의 각 부위들을 제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통돼지를 직접 들쳐 업고 스튜디오에 등장해 해체 시범까지 선보였다.

이와 관련, 고민구 PD는 "돼지를 들고 들어가는 데 백종원의 아이디어가 한 몫 했다. 디테일한 것까지 백종원이 제안하지는 않지만, 굵직한 것들은 백종원의 아이디어"라며 "매주 미팅을 하고 있다. 백종원의 의견을 토대로 주제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확한 정체성…백종원은 언제나 '요리'과 함께

백종원의 주가 상승에 단순히 '운이 좋아서'라는 이유는 불충분하다. 백종원은 누구보다 '음식'을 잘 알고, 언제나 자신의 아이덴티티인 '음식'과 '요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출연 중인 '마리텔',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3'는 색깔은 다르나, 모두 요리하는 프로다.

'마리텔'은 인터넷방송을 통해 누리꾼들에게 실시간으로 요리비법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백종원은 언제나 따라 하기 쉬운 레시피를 친근한 말투로 전수한다. 백종원의 '괜찮쥬?'는 어느새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자신의 요리비법들을 방송을 통해 아낌없이 전수하다 보니, '설탕 폭포'까지 여과 없이 공개해 버렸다. '마리텔'에서 다량의 설탕을 음식에 투척하는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그에게 '슈가보이(Sugar Boy)'라는 별명까지 '또' 주었다.

하지만 설탕을 뿌리는 행위도 백종원에겐 자존심이 걸린 일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백선생' 5회 '이런 카레 또 없습니다' 편에서 손호준의 "설탕을 넣으면 다 맛있어진다"는 발언에 백종원은 "설탕을 많이 넣는다고 다 맛있어지는 게 아니다. 필요한 만큼만 넣어야 된다"며 발끈했다.

또 '백선생'에서 백종원은 자신의 3단계 요리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백종원은 "요리는 장을 보며 상상하는 것을 1단계로, 2단계는 집에 있는 재료와 살 재료를 비교해보며 머릿속으로 요리를 시도해보는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요리 전 재료들을 순서대로 늘어놓으며 요리법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한다"는 실용적인 팁을 전수했다.

'마리텔' 시청자들의 짓궂은 지적에도 하하호호 웃고, '백선생' 네 남자를 '요리'로 하나로 묶었던 백종원이 '기부천사'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최근 백종원은 '한식대첩2'에 이어 시즌3 출연료 전액을 한식조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이처럼 연일 화제를 모으고, 차고 넘치는 수식어를 얻으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백종원의 앞으로의 행보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화평론가 이주하씨는 "백종원의 매력은 어렵지 않은 실용적인 요리법도 있겠지만 그보다 요즘 시대 보기 힘든 훈훈한 인간미에 기인한다. 요리를 가르칠 때 은연 중에 뿜어져 나오는 음식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주위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시청자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그런 매력이 백종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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