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찬]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호위무사 세원 역으로 열연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호위무사 세원 역으로 열연한 신인배우 나종찬이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았다.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다짜고짜 “렌즈 낀 거 아니죠?”라고 물을 만큼 쏟아질 것 같은 눈망울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데뷔작인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연출 손형석 윤지훈)를 마친 배우 나종찬(21)은 187cm의 큰 키만큼이나 눈에 띄는 반짝이는 동공을 지녔다. 초롱초롱한 눈빛만큼 열의는 넘쳤지만 조급해 보이지는 않았다. 연기를 하면 자신의 길에 대한 생각이 더 단단해졌고, 견고해졌다는 이 신인, 주목할 만하다.

나종찬은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세원 역으로 열연했다. 사랑하는 여인인 황보여원(이하늬)의 호위무사로 절절한 짝사랑을 했고, 후반에는 신율(오연서)이 자신의 여동생인 것을 알고 내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나종찬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오디션을 많이 본 편인데 항상 떨었어요. 대본도 빨리 읽고 뭔가 조급했죠. 그런데 이때는 연기에 대한 감을 찾아가던 시기였어요. 차분하고 여유도 있었죠. 나중에 감독님께서 눈빛이랑 목소리가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세원은 신인이 하기에는 사실 큰 역할이었는데 감독님이 모험을 하신 거죠. ‘잘 할 수 있을 테니 열심히 따라와 달라’고 하셨어요. 피해 끼치지 않게 잘 따라 가려 노력했죠.”

무엇보다 세원 캐릭터의 나이 설정은 30대였다. 이제 21살인 그가 연기하기엔 부담감이 컸을 터. 그는 수염과 중후한 목소리로 자신의 나이를 높였다. 무엇보다 짝사랑 대상이었던 이하늬와의 호흡은 세원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수염을 붙였는데 주변에서는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너무 어색했어요. 친구들은 제가 수염 붙이는 걸 싫어하더라고요. 그래도 계속 붙이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수염을 안 붙이면 계속 붙여야 될 것 같은 느낌은 들더라고요. 분장을 하면 당연히 나이는 높아지는 거잖아요. 그것보다 세원의 감정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연기 레슨을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나이 설정과 상관없이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검객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이하늬 선배와 많이 맞춰봤어요. 일부러 찾아가서 대화도 많이 했죠. 그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는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이하늬에 대해 “내가 먼저 용기를 내서 인사를 드렸는데 그 뒤로 선배가 계속 말을 걸어줬다. 작품 얘기도 많이 하고 정말 호흡이 좋았다”며 “이하늬 선배는 정말 털털하고 엄청 아름답다”며 웃어보였다.

나종찬은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현재 비스트 포미닛 지나 등 가수로 이뤄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그에게 ‘원래 가수를 꿈꿨었나?’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정말 많이 듣는 소리예요.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꿈꿨어요. 12살 때 캐나다에 살았는데 당시 한인슈퍼에서 한국 드라마를 빌려서 봤어요. 그때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보고 연기의 매력에 빠졌어요. 나도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렇게 다시 한국으로 온 그는 17살 때 JYP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눈에 띄어 1년간의 짧은 연습생 생활을 경험했다.

“제가 관광경영고등학교를 다녔어요. 호텔경영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전에 저에게 명함을 줬던 누나에게 연락이 왔어요. 큐브 엔터에 연기자 파트를 새롭게 뽑는데 오디션 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 제가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그만두고 정말 깊게 고민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내가 꿈꿔왔고 또 해왔던 거니까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정말 제대로 된 한걸음을 뗀 작품이 바로 ‘빛나거나 미치거나’였기 때문에 그에게 이 드라마는 소중할 수밖에 없다. 촬영 현장에서 막내였던 그는 장혁 오연서 임주환 이덕화 등 대선배들이 연기 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또 배움의 장으로 삼았다.

“엄청 큰 첫 발걸음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누구나 처음 경험했을 때 느껴지는 것들이 많잖아요. 그 뒤부터는 추가돼서 쌓이는 거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꺼번에 많은 것들이 확 들어왔어요.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그래서 엄청 큰 발걸음이에요. 처음에 너무 잘 배웠기 때문에 이제 잘 쌓아가고 싶어요.

그는 작품 욕심을 내지 않았다. 평생 할 일인데 급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

“작품을 쉬지 않고 계속 해야 되는 것이 맞지만 저는 길게 내다보고 있어요. 경험을 많이 쌓고 싶어요. 만약 올해 작품으로 또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면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해야죠.”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