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개성만점 캐릭터는 눈길을 사로잡았으나, 무리수 설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에서는 여군특집2기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군대 생활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지영 이지애 박하선 강예원 이다희 안영미 에이핑크 윤보미 에프엑스 엠버까지 8명의 여군 멤버들은 모두 긴장된 마음으로 훈련소로 향했다. 짐을 싸는 모습부터 훈련소에 도착하기까지 멤버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이었다. '준비왕' 이다희부터, '1분 지각' 강예원 그리고 직접 밴을 몰고 훈련소에 도착한 박하선, 지인과 사진 찍기 바쁜 안영미 등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2기는 1기보다 더욱 혹독한 시련을 예고했다. 훈련소에서 여군 부사관 시험을 통과한 자만 남아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8명의 멤버들은 신체검사, 면접, 체력검정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여기서 눈길을 모았던 것은 단연 엠버였다. 대만계 미국인 엠버는 종교란에 '기도교'라고 적고, 특기라는 말을 몰라 자신의 별명인 '라마인걸'을 적어놓기도 했다. '앓고 있는 질환'이라는 못 알아들어 계속해서 동기들에게 물어보는 등 헨리의 뒤를 잇는 '군대 무식자' 자리를 일찌감치 점찍었다.

그러나 체력검정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팔굽혀펴기를 40개나 성공하고 각종 체력테스트에서 1위를 했다. 그러나 별안간 그는 "말을 못 알아듣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소대장이 우는 이유를 물어보니 "모르는 단어 100개를 들었다"고 말한 뒤 이내 "지금까지 일은 다 잊으시오"라고 '역대급'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강예원은 엉뚱함으로 무장했다. 면접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촬영장에 욕을 먹었을 때"라고 말한 뒤 "그 때 일을 그만두고 시집가려고 했다. 결혼하려고 했는데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말해 면접관들을 당황시켰다. 여기에 안면홍조로 빨갛게 볼이 일어나고, 아로미를 떠올리는 동그란 안경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또한 10년 전 여군장교로 지원하려하다 포기한 전직 아나운서 이지애와 박하선은 강인한 체력과 적응력으로 군대에 금방 흡수되는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보였다. 존재감을 드러낸 멤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멤버도 있지만 여군특집 1기 때와는 다른 매력의 멤버들이 두드러지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실제 이번 회에 방영된 '진짜사나이'는 동시간대 방영된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해피선데이-1박2일'을 제치고 시청률 17.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퇴소를 시킨다는 말과 다르게 실제 불합격한 김지영과 이다희, 강예원을 다시 복귀시킨 것.

불합격한 이들은 다시 소대장을 찾아가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예비 후보생으로 받아 달라" "청소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들이 진심어린 마음이 보였지만 드라마틱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작위적으로 연출한 상황이 아니냐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군대라는 장소에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기 위해서는 극적인 상황도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잘 나가던 '진짜 사나이'가 최근 우리나라의 군 실태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며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과연 '진짜사나이'의 화려한 복귀를 알린 여군특집2기가 작위성을 넘은 감동으로 끝까지 호평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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