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웹 드라마 '연애세포'에서 주인공 마대충으로 열연한 박선호가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모델 출신임을 유추하게 하는 훤칠한 키와 작은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무표정할 때는 냉철함이 웃을 때는 순박함이 묻어나오는 극과 극의 얼굴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자신을 향한 모든 관심이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신인으로서의 남다른 포부가 느껴진다. 신인 배우 박선호(22)다.

박선호는 지난 20일 종영한 웹 드라마 '연애세포'(연출 김용완·극본 차현진)에서 주인공인 마대충으로 열연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연애세포'는 마대충이 톱스타 서린(남지현)과의 로맨스를 위해 고양이 네비(김유정)와 연애 과외를 펼치는 판타지 로맨스다. 아직은 생소한 웹 드라마 장르지만 '연애세포'는 25일 기준 조회수 500만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중국까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신인인 데다 첫 주연이어서 부담감이 컸어요. 주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야하니까 확실히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경력이 짧기 때문에 더욱 노력했어요. 많이 준비하고, 또 고민하고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죠."

극 중 마대충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연애를 하지 않는 모태솔로다. 변변한 직장도 하는 일도 없는 백수인 그의 첫 등장은 인상적이었다. 늘어진 꽃무늬 민소매에 폭탄 맞은 듯 헝클어진 머리카락, 눈 밑까지 내려온 다크써클 등이 그의 상태를 대변했다.

"첫 등장이 충격이라는 분도 계시던데 조금 더 과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았어요. 마대충은 백수고, 연애 경험도 직업도 꿈도 없는 친구예요. 한 마디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친구죠. 시간도 흘러가는 대로 쓰는 친구인데 조금 더 자유롭게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보였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 장면이었어요."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한 마대충에 완벽 빙의한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도 심심치 않게 '정말 마대충 같다'는 댓글도 살펴볼 수 있었다. 그는 "그 말이 제일 좋았다. 웹툰 팬들이 나를 마대충으로 봐준 게 제일 큰 칭찬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해 보이는 듯한 마대충 앞에 어느 날 고양이 네비가 나타나고, 서린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두 사람은 연애 속성 과외를 펼친다. 이 과정에서 둘이 펼친 알콩달콩한 모습은 한편의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시켰다.

"달달한 장면도 많고 드라마가 유쾌하게 진행돼서 촬영하는데 편했어요. 유정이랑 호흡도 좋았고요. 유정이는 정말 성숙해요. 연기경력만 10년이 넘는 친구거든요. 제가 아직 부족하다보니까 실수하는 부분도 있고 틀리는 부분도 있었는데 유정이가 딱 중심을 잡아주니까 흔들리지 않은 적이 많았죠. 매번 촬영 때마다 감탄했어요. (웃음)"

'연애세포'에는 배우 장혁, 김우빈, 오광록 등 초호화 카메오 군단이 지원사격에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장혁, 김우빈 선배랑 짧지만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부담이 느껴졌어요. 선배님이랑 같이 호흡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고 초조했죠. 제가 떨고 긴장하는 걸 알고 먼저 다가와주셨어요. 저한테 '주인공은 너다' '극을 이끄는 사람은 너니까 긴장하지 말라'고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죠. 후배를 잘 이끌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나도 나중에 후배가 생기면 잘 이끌어줘야지'라고 다짐했어요."

그는 지난해 방영된 MBC 주말 드라마 '황금무지개'로 데뷔했다. 가족을 잃고 미국에 입양된 후 그곳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는 김백원(유이)의 막내 동생 김영원으로 성공적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사실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나 열정은 없었어요. 막연하게 연기 수업만 듣고 있었는데 '황금무지개'를 찍으면서 연기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생겼죠. 현장에서 연기를 하고 선배들과 호흡하는 과정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방송에 나오는 제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고요. 그때 그 기억이 잊히지가 않아요. 그 매력을 못 잊겠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로는 열심히 연기 연습을 했고 운 좋게 '연애세포'를 만나게 됐죠."

인터넷상에서 그는 배우 송중기, 그룹 샤이니 온유 닮은꼴로 불린다. 실제로 앞에서 본 박선호는 무표정할 때는 송중기가 웃을 때는 온유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송중기, 온유 선배를 닮았다는 댓글을 봤어요. 많은 분들한테 사랑을 받고 있는 선배들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죠. 그런데 괜히 닮았다는 이유로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도 됐어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할 것 같아요."

그의 2015년도의 목표는 단 하나다. 작품 활동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목표를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신인다운 패기와 열기가 느껴졌다. "보여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힌 그의 미래가 궁금해진 것은 그의 솔직함이 한몫했다.

"지난달에 '2014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에 시상자 자격으로 참가했어요. 그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옆에서 선배들이 수상하는 걸 보니까 부럽기도 하고 열정이 불타오르더라고요. 2015년도에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저 자리에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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