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감독 최호ㆍ제작 보경사ㆍ개봉 11월 27일)

사진=보경사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한때 유망 축구선수였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저지른 폭력사건으로 영구제명된 익호(이정재)는 레슬링 선수였던 형(이성민)의 지도에 따라 UFC 프로파이터가 됐다. 세계챔피언을 노릴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어느날, 익호는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로부터 형이 납치됐으며 그를 구하기 위해서는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 받는다. 두 손이 묶인 채 경찰서를 탈출하는 것에서부터 국가대표 경기가 한창인 상암경기장에서 형을 찾는 것까지, 불가능한 미션이 쏟아지는 가운데 익호는 형을 구할 수 있을까.

▲ 흥행불패 이정재의 성룡식 육탄 액션

영화 ‘빅매치’는 이정재라는 배우를 활용한 성룡식 코믹 육탄 액션이 돋보인다. 단단한 근육질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경찰서부터 빌딩 숲, 상암경기장과 서울역까지 서울 시내 곳곳을 끊임없이 달리고 막아서는 이들과 직접 맞부닥친다. 절도보다는 화려함에, 잔인보다는 경쾌함에 무게감이 맞춰진 가운데 개구리처럼 이곳저곳을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이정재의 고군분투가 인상적이다. 어디 한군데 부러지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정도로 육탄액션이 러닝타임 내내 이어진다.(실제로 이정재는 촬영 도중 어깨 탈골 및 잔부상에 시달렸다.) ‘도둑들’부터 ‘신세계’ ‘관상’까지 이어진 이정재의 흥행불패가 ‘빅매치’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신경질적인 경쾌함을 보여주는 악당, 에이스 역의 신하균의 존재감이 빛나는데다 비중은 작으나 형 역을 맡은 이성민부터 라미란 배성우 김의성 등 조연진의 연기가 살아있다.

▲ 어설픈 호흡, 어설픈 CG, 어설픈 보아

‘후아유’ ‘사생결단’ ‘고고70’을 연출했던 최호 감독이지만 ‘빅매치’는 전작과 같은 군으로 묶기 힘들 듯 하다. 전체를 아우르는 드라마를 잡아내는데 재능을 보였다면 ‘빅매치’는 드라마를 통한 인물의 감정선보다 ‘게임’으로 설정된 각 단계별 설정에 무게추가 실렸다. 게임을 하듯 영화에 몰입하게 하려는 것인데, 액션 장르에 흥미가 덜한 관객이라면 비슷한 느낌의 스테이지가 이어지는 것에 피로감을 느낄 법 하다. 또 현재로 설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적이라 이질적으로 보이는 첨단 기기, 영화가 아닌 게임처럼 보이는 일부 CG장면은 몰입감을 저해하기도 한다. ‘빅매치’는 이정재의 근육마냥 탄력적으로 튀어나가다 중후반 들어 힘을 잃기 시작하는데 이는 빨간 천사 수경 역을 맡은 권보아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한국영화 첫 신고식이라는 걸 감안해도 인물의 드라마를 짊어지기엔 좀 버겁다. 오랜 무대 경험을 통한 액션연기도 그다지 호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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