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양태훈 인턴기자 multimedai@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극본 정현정, 연출 김성윤)은 세 남녀의 연애 심리를 현실적으로 잘 풀어낸 연애극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에릭이 있었다. 3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에릭은 여주인공의 ‘구 남친’으로 코믹함과 진지함으로 오가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고 극찬을 받았다.

“‘연애의 발견’은 제 이야기이기도 했어요. 촬영을 하면서 대사들에 많이 공감돼서 저절로 상황에 이입됐죠. 연애 드라마를 해서 그런지 ‘이제 연애를 잘할 것 같다’라는 말을 들어요. 그런데 저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과거에 만났던 사람이 더 많이 생각났어요. 대본을 보면서 당시에는 몰랐던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했죠.”

‘연애의 발견’은 연애 2년차에 접어든 한여름(정유미) 앞에 과거 남자친구 강태하(에릭) 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 옛 남자친구와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 현재 남자친구 남하진(성준)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이건 내 얘기”라며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때론 “누가 더 잘못했나” “누구에게 가야 하나”를 두고 설전을 벌이게 했다.

드라마는 여름과 태하의 재결합으로 끝을 맺었다. 에릭은 “여름이가 누구와 잘 됐어도, 모든 시청자가 박수치면서 응원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게 행복하게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온전히 작가님과 감독님을 따라갔다. 작가님께 상황에만 맞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보통 멜로드라마는 여자주인공을 예쁘게, 남자주인공은 멋있게 만들어준 다음에 그 상황에서 알콩달콩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그런데 우리 드라마는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치고 박고 진흙탕 싸움이 콘셉트였어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드라마였죠. 시청률은 낮았지만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저한테는 새로웠어요. 우리 드라마에 제가 멋있게 나와서 혹은 (정)유미가 예쁘게 나와서가 아니라 ‘꼭 네 얘기니까 봐라’라는 사람들이 많았죠. 새롭고, 또 좋았던 경험이었어요.”

에릭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돌아온 구 남친 강태하를 섬세한 감정으로 표현했다. 영문도 모르고 떠나보내야 했던 옛 여친에 대한 그리움과 헤어졌을 당시의 여친의 상처를 뒤늦게 알고 후회하는 등 가슴 먹먹한 사랑을 훌륭하게 연기하며 ‘에릭의 재발견’이란 호평을 얻었다.

“연기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어요. 쉬는 동안 연기를 따로 공부하거나 갑자기 연기가 늘은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저에 대해 안 좋은 말을 들은 적이 없었죠. 주위에서 ‘잘한다’고 하니까 저도 못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죠. 예전에는 미흡한 모습이 많이 나갔다면 이번에는 대본도 그렇고 제가 못하는 것을 덜 보여줄 수 있게 커버가 된 것 같아요. 칭찬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웃음)”

태하는 술에 취해 여름에게 ‘자니?’라는 전형적인 구 남친의 수법을 쓰기도 하고 하진을 질투해 비꼬거나 육탄전을 펼치기도 한다. 여름과 하진의 관계가 꼬이자 혼자 신나 하기도 한다. “딴놈이랑 행복할거라면 난 차라리 여름이가 불행하길 바란다”는 찌질한 전 남친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런데 사람들은 공감했다. “네가 행복하길 바라”라고 말하는 쿨한 남자주인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잘생긴 외모를 가진 이도 얼마나 찌질해질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줬기 때문이다.

“애인이랑 헤어지고 다음 날 ‘자니?’라는 문자 한번쯤은 다 보내지 않았나요? (웃음) 이번 작품에서는 ‘불새’ 느낌의 ‘그 하늘, 무너질 거야’라는 대사도 있었고, ‘신입사원’ 같은 모습들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전에는 제가 스스로 캐릭터에 갇혀 있었다면, 이번에는 달랐어요. 제가 가지고 있지 다른 모습들도 끄집어내려고 노력했어요. 편하지는 않았지만, 재밌게 봤던 대본이었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었어요. 다른 작품보다 열심히 표현하고 싶었죠. 대본의 틀 안에서 최대한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드라마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설전을 불러일으킬 만큼 화제를 모았으나 방영 내내 6~7%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들어가기 전부터 시청률이 대박 날 작품 같지는 않았어요. 잘 됐을 때는 ‘그들이 사는 세상’처럼 회자될 수 있겠다 싶었죠. 저는 우리드라마가 생각보다 잘 됐다고 봐요. 시청률과 화제성 둘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지금의 화제성 높은 상황이 더 좋아요. 방송국에 고용된 입장에서 시청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방송국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온 것 같더라고요. (웃음)”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바로 그는 신화 앨범 준비에 돌입한다. 내년 1월 컴백을 목표로 멤버들과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음반 작업에 들어가는 것. 데뷔 17년차 아이돌로서 가요계에서 독보적 위치만 있지만 그는 “선배 대우는 싫다”고 딱잘라 말했다.

“얼마 전 컴백한 god와 경쟁 관계라고 많이들 하시는데 라이벌은 아니에요. 신화가 추구하는 것은 현재 가요 순위 프로에서 가장 핫한 친구들과 붙어서 이 시대에서 경쟁하는 거죠. 선배 대우는 받고 싶지는 않아요. 춤이든 노래든 우리가 잘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입니다. 트렌드가 중요하다면 트렌드에도 맞추려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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