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윤지기자]1세대 아이돌인 젝스키스 출신 가수 장수원. 젝스키스로 활동하던 시절 그는 눈에 띄는 멤버가 아니었다. 늘 수줍은 미소를 띤 그는 말이 없는 편이었고, 팬들에겐 ‘까칠한 오빠’로 통했다.

17년이란 세월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무대 위에서 격한 춤을 추던 그는 멤버 김재덕과 제이워크란 팀을 꾸려 감미로운 노래들을 선사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도 얻었다. 지금도 카메라가 편하지만은 않다는,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달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로 큰 주목을 받았다. ‘라디오스타’에서 다뤄진 지난해 9월 방송된 KBS 2TV ‘사랑과 전쟁-아이돌 특집 3탄’이 다시 화제가 됐다.

=‘사랑과 전쟁’ 방송 당시만 해도 이정도 파급이 있을 줄 몰랐다. 연기를 잘 했다면 이렇게 이슈가 되겠나 싶다. 주변에서 계획적이었냐고 물어보지만, 나는 열심히 연기했다. 가는 곳 마다 이야기가 나왔고,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재덕이 형과 매니저가 뮤직비디오를 드라마 타이즈로 하자고 했다. 나에게 로봇 분장을 하라고 하더라. 노래는 발라드인데 말이다. 정색하고 안 된다고 했다. 자랑할 거리도 아닌데, 자료화면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라디오스타’에선 ‘강철멘탈’이나 '호인'으로 그려졌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다.

▲뛰어난 연기력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대중의 호감과 관심을 얻었다. 여기에 의미를 둘 수도 있을 것 같다. 남다른 캐릭터로 주목 받았는데 예능프로그램에는 욕심이 없는 건가.

=제이워크로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도, 재덕이 형에게 토스해주고 저는 뒤로 물러나는 편이다. 연예인으로 산 기간만 길지 방송에서 많이 활동한 편은 아니다. 어렸을 때 음악과 춤이 좋아 연예계에 입문했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숫기는 많지 않은 편이다. 성격적으로 부딪치는 부분도 있지만 그 동안 해온 것이 있어서 계속 하고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지만,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다 보니 PD들이 가끔 매니저에게 '(예능프로그램을)하기 싫어 하는 것 아니냐'고 할 때도 있다. 저로서는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연예인으로의 활동이 힘들다면 다른 길을 모색할 수도 있는데 계속 해오고 있다.

=연예인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사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막상 음악이 좋아 돌아온다. 방송에 대한 포부나 욕심은 없는 것 같다. 제 성향에 맞는 게 있다면 하겠지만, 맞는 것을 찾기가 어디 쉽나. 만약 ‘라디오스타’에 끼 많은 개그맨들과 함께 출연했다면, 그렇게 말도 못했을 거다. 예능프로그램이라면 편하게 망가질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유는 결국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출연할 생각인가.

=병행할 생각이다. 여러 다리 걸쳐 놓는 게 좋다.(웃음) 캐릭터가 잡혔다고 하는데 그 캐릭터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편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하기 싫은 건 아니다. 즐거울 때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제가 예능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재덕이 형을 끌어주면 좋겠다. 리쌍이 그렇지 않나. 원래 음악만 하던 사람들이었다. 예능프로그램이 어떤 원동력이 됐다. 만약 저라도 기회가 되면, 그렇게 하고 싶다. 방송을 많이 한다고 해서 앨범을 안 내지 않을 것 같다. (인터뷰 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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