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촬영과 비교해 150배 빠르게 촬영

사진='엑스맨:데이즈오브퓨처패스트'에서 퀵실버로 분한 에반 피터스
[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 눈 깜짝할 사이에 적의 뒤로 돌아가 순식간에 제압한다. 다른 이들에겐 찰나의 시간이지만 퀵실버에겐 여유롭기만 하다. 큰 주방에서 경찰에 포위됐던 엑스맨 일행은 퀵실버의 능력 덕택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 22일 개봉한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감독 브라이언 싱어, 수입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하 엑스맨DOFP)에는 많은 슈퍼히어로가 등장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얼굴인 퀵실버(에반 피터스)다. 초음속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날아오는 총알보다도 빨라 궤적을 바꿔놓을 수 있을 정도. 극 중 그가 선보이는 액션은 마치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듯 화려하기만 하다. 많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퀵실버 액션장면은 어떻게 촬영됐을까.

메가폰을 잡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초음속보다도 빠른 속도로 달리는 퀵실버의 액션을 표현하기 위해 초고속촬영이라는 카드를 내세웠다. 일반적인 영상카메라가 초당 24프레임으로 촬영되는데 반해 '엑스맨DOFP'에서는 특수 팬텀 카메라 및 포토 소닉 기술을 통해 무려 초당 3,600프레임 촬영을 시도했다.

초당 3,600프레임으로 촬영된 화면을 다시 24프레임으로 상영하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통상 '슬로우 모션'이라 부르는 매우 느린 움직임이 화면 속에 펼쳐지고,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심지어 떨어지는 물방울까지 포착된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퀵실버의 초음속 세계를 특수 카메라 촬영으로 잡아냈다.

카메라만 바꾼다고 초고속촬영이 가능해 지는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프레임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노출시간이 줄어들고, 광량을 만회하기 위한 강한 조명이 필요로 한다. 특히 '엑스맨DOFP'에서는 일반 촬영 속도의 150배에 달하는 속도로 촬영됐기에 특수 세트가 필요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비롯한 현장 스태프들은 조명이 너무 강해 특수 제작된 안경을 쓰고 촬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브라이언싱어 감독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특수 촬영 현장
여기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6~70년대 활동한 미국의 가수 짐 크로스의 곡 '타임 인 어 보틀'(Time in a bottle)을 배경음악으로 삽입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조절하고 싶다는 내용의 이 곡은 퀵실버의 시간을 달리는 액션과 어우러지며 명장면 탄생에 일조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