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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윤지기자]연기하는 아이돌 멤버가 쏟아진다. 조ㆍ단역을 불문하고 아이돌 멤버가 출연하지 않는 드라마나 영화를 찾는 일이 더 쉽다. 이들이 신인 배우들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한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한다. 가수로 쌓은 인지도나 인기가 캐스팅에 작용했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 못지 않은 실력으로 무장한 아이돌 멤버가 등장하며 그들을 둘러싼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1,000만 관객 품은 아이돌, 제국의아이들 임시완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멤버 임시완은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의 정석으로 불린다. 데뷔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가 이름 석자를 널리 알린 작품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 수려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후 KBS 2TV ‘적도의 남자’(2012) ‘연애를 기대해’(2013) 등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변호인’(2013)은 또 다른 계기였다. 순수한 대학생부터 부당한 시대에 짓밟히는 민초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모진 고문에 시달려 피폐해진 눈빛과 미세한 떨림을 보여주는 접견실 신은 ‘변호인’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그는 내달 5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극 ‘트라이앵글’로 활동을 이어간다. 극 중 삼형제의 막내인 윤양하 역을 맡는다. 부잣집으로 입양된 뒤 풍족한 삶을 살아가지만, 버려졌다는 내면의 슬픔과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이다.

▲‘연기돌’의 한계를 깨다, 엠블랙 이준

엠블랙 이준은 데뷔 초부터 꾸준히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닌자 어쌔신’(2009)에서 주연 비의 아역을 시작으로, 영화 ‘정글피쉬2-극장판’(2010) SBS 드라마 ‘유령’(2012)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2013) 등에 조연과 특별출연으로 출연했다.

그를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은 영화 ‘배우는 배우다’(2013)다. 단역배우 오영이 톱스타로 거듭나고 또 추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대다수 아이돌 멤버가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고려해 캐릭터 선정에 한계를 둔다면, ‘배우는 배우다’는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네 차례의 베드신을 위해 노출은 물론 광기 어린 눈빛 등 흡인력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 힘입어 제1회 들꽃영화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현재 이준은 케이블채널 tvN 금토미니시리즈 ‘갑동이’에 출연 중이다. 그것도 사이코패스 류태오 역이다. 평소에는 온화한 미소를 띤 청년이지만, 실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인물이다. 섬뜩한 표정 연기와 존재감이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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