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이홍기, 영화 '뜨거운 안녕'으로 연기자 컴백
"가수-배우 둘 다 욕심나… 아이돌 출신 색안경 벗겨 드리는게 첫 번째 목표"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홍기는 그룹 FT아일랜드의 보컬로 더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아역시절부터 연기 경험을 쌓아온 준비된 배우다. 아이돌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에 매몰돼 있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은 한번도 숨긴 적이 없다. "가수 생활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라는 포부를 드러낸 이홍기를 한국아이닷컴이 만났다.

"사실은 배우를 먼저 하다 가수 생활을 시작한 거에요. 연기경력 보다는 가수 경력이 더 알려져 있다보니 '배우 이홍기'를 어색해 하는 분들이 많죠. 원래는 배우가 꿈이었고 연기와 노래, 두가지 모두에 욕심이 있어요. 이전에는 가수와 배우 간에 활동 간격이 컸지만 이제부터는 병행해 보려고 해요."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뜨거운 안녕'에서 이홍기는 폭행 사건에 휘말려 호스피스 병동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 가수 충의를 연기했다. 백진희, 마동석, 임원희, 심이영 등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 하지만 주인공은 이홍기 자신이다. 99분의 러닝타임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극 중 충의만큼이나 저도 동료 배우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아직 카메라 보다는 무대가 익숙한 제가 연기에 집중 할 수 있게끔 해주셨죠. 저도 모르게 배역에 빠져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뜨거운 안녕'이 공개된 이후 혹평도 있었지만 칭찬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주위 배우 분들, 그리고 감독님 덕이죠."

스크린에 비친 이홍기는 자신의 장기를 살린 밴드 공연, 악기 연주 등의 장면에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초반 등장한 클럽 시퀀스 역시 평소 자신이 노는 모습과 비슷하다며 웃었다. 그는 "오히려 감독님이 100% 너무 똑같이 하면 안된다고 해서 50%만 드러냈다. 실제로는 더 신나게 논다"고 전했다. 마지막 콘서트 장면에서는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날 날씨가 정말 추웠거든요. 영하의 날씨에 손이 굳어서 연주하는데 애를 먹었죠. 그 시퀀스가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장면 뒤에 바로 붙는 터라 더 밝게 연주하고 신이 나야 했거든요."

이제 제대로 배우의 길을 걸으려 하는 이홍기는 "'연기하는 가수 이홍기'라는 관객의 색안경을 벗겨 드리는게 첫 번째 목표"라고 전했다. 지금은 콘서트 준비 탓에 발랄하게만 보이지만 안경 쓰고 차분하게 있으면 모범생 같은 이미지라고. 또 어떻게 보면 사이코패스 범죄자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다양한 작품을 섭렵하고 싶다는 욕심을 밝혔다.

"어떤 분들은 저를 보고 허세에 차있다고도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노래할 때도 자신감 있게, 촬영할 때도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려 노력하거든요. 사실 이번 '뜨거운 안녕'에는 조금 갈팡질팡 했던 부분도 있었다고 봐요. 저 스스로 점수를 줘도 한 5점?(웃음) 결과물을 보고 나니 '이때 왜 이랬을까'하는 장면도 있었거든요. 다음 영화가 정말 중요하죠.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날지 모르지만, 이홍기가 연기를 한다는 것에 아직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분도 계시겠지만 연기를 통해 뭔가 뭉클한 걸 전달해 드리고 싶어요."

'뜨거운 안녕' 속 충의는 미국 진출과 호스피스 병동 사람들 간의 공연을 고민한다. 실제 한류스타로서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홍기에게 미국 진출에 대해 물어보니 "욕심나는 무대인 것은 사실"이라며 속내를 밝혔다.

"예전에는 욕심만 많았어요. 그래서 내실을 다지기 보다 하고 싶은 것만 많았죠. 일본에서 6~7년째 밴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아직 배울 것이 많더라구요. 미국 진출요? 하고 싶죠. 하지만 미국에서 활동하기 보다는 그 곳에서 음악을 더 배워보고 싶어요. 그곳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이야기하고 같이 연주도 해보고 그러면서 제 안의 무언가를 쌓아나가는 거죠. 그렇게 하다보면 일본처럼 미국에서도 알아봐주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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