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오버3'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 인터뷰
아내도 흔쾌히 동의… 중국계 미스터 차우 1편보다 비중 늘어
홍보차 한국 방문때 팬들 떼지어 끌어안아 깜짝… 정말 기뻤다

코미디 '행오버3'의 개봉을 앞둔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43)과의 인터뷰가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있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권총을 휘두르며 2,500만달러 상당의 금괴를 훔쳐 라스베이거스로 달아난 중국계 미스터 차우 역을 맡았다. 주연 못지않게 미친 존재감을 발산한 그는 올누드로 등장한다.

▲올누드로 등장했는데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1편에서도 올누드로 등장했는데 그건 내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독 토드 필립스와 각본가들이 내 역을 늘리면서 올누드 장면을 집어넣게 됐다.

▲올누드 연기에 대해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나.

=1편에서 올누드로 나오기로 한 뒤 아내의 허락을 구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남자들이 아마도 당신 빈약한 몸매를 보면 모두들 기분 좋게 집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 아내도 나처럼 유머감각이 있는 여자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려(5세난 쌍둥이) 이 영화를 볼 수 없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미스터 차우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정말 만들고 싶다. 미스터 차우는 내가 여태껏 연기한 모든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역할이다. 내가 실생활에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얼마든지 얘기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전편들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너무나 감동적이고 영광스럽다. 제1편에선 아주 단역이었는데 필립스 감독이 이번에 역할을 키워줬다. 그는 나를 이 힘든 영화계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밀어준 사람이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비중 있는 역을 맡은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당신이 표현하는 아시안이 상투적인 인종적 비하로 보이지 않을까 염려한 적이 있는가.

=전문적으로 말하면 코미디란 상투적인 것을 조롱하는 것이다. 나도 인종문제엔 민감해 그에 대해 많이 생각을 했다. 미스터 차우는 그저 여러 면에서 과장된 사람일 뿐이다. 그는 터무니없이 허풍을 떨고 언어도단적인 인물이어서 조롱하기에 딱 좋은 인물이다. 난 듀크 대에 다닐 때 정치적이어서 토크쇼에 나가 반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해 비판하는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미스터 차우에 대한 아시안들의 반응은 어떤가.

=제2편 홍보 차 한국에 갔을 때다. 한국에선 제1편은 상영되지도 않았는데도 대중들이 날 크게 반겨줘 깜짝 놀랐다. 어느 날 쇼핑몰을 구경하고 다니는데 날 알아본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달려들어 끌어안고 환영해 큰 감동을 받았다. 자기 고국에서 환영을 받는다는 것이 정말 기뻤다. 내가 한 여행 중에서 가장 좋은 여행 중의 하나였다.

▲이제 스타덤에 오른 소감은.

=난 슈퍼스타가 아니다. 내가 의사를 그만뒀을 때 내 꿈은 유명해지거나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을 따름이다.

▲코미디 이외에 다른 역도 제의를 받는가.

=내 실생활에 가까운 역을 제의 받기도 해 놀랄 때도 있다. 난 영화와 TV에서 우스운 액센트를 쓰지 않는 진지한 역을 많이 했다. 그러나 미스터 차우가 난 제일 좋다. 미스터 차우에 비하면 다른 역들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내가 액센트를 구사하는 미스터 차우를 제일 좋아한다고 해서 관객들이 날 그런 역만 할 수 있는 배우로 보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은 실생활에서 어떤 친구인가.

=난 좋은 친구다. 미스터 차우와는 정반대다. 사람들은 평소의 내가 부끄럼을 타고 내성적인 것을 보면 놀라곤 한다. 난 바닷가에 가서도 셔츠조차 벗질 않는다. 그러나 배우로선 카메라만 돌아가면 난 어느 역이든 즉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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