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오버3'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 인터뷰
아내도 흔쾌히 동의… 중국계 미스터 차우 1편보다 비중 늘어
홍보차 한국 방문때 팬들 떼지어 끌어안아 깜짝… 정말 기뻤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권총을 휘두르며 2,500만달러 상당의 금괴를 훔쳐 라스베이거스로 달아난 중국계 미스터 차우 역을 맡았다. 주연 못지않게 미친 존재감을 발산한 그는 올누드로 등장한다.
▲올누드로 등장했는데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1편에서도 올누드로 등장했는데 그건 내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독 토드 필립스와 각본가들이 내 역을 늘리면서 올누드 장면을 집어넣게 됐다.
▲올누드 연기에 대해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나.
=1편에서 올누드로 나오기로 한 뒤 아내의 허락을 구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남자들이 아마도 당신 빈약한 몸매를 보면 모두들 기분 좋게 집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 아내도 나처럼 유머감각이 있는 여자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려(5세난 쌍둥이) 이 영화를 볼 수 없다.▲이 영화의 성공으로 미스터 차우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정말 만들고 싶다. 미스터 차우는 내가 여태껏 연기한 모든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역할이다. 내가 실생활에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얼마든지 얘기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전편들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너무나 감동적이고 영광스럽다. 제1편에선 아주 단역이었는데 필립스 감독이 이번에 역할을 키워줬다. 그는 나를 이 힘든 영화계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밀어준 사람이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비중 있는 역을 맡은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당신이 표현하는 아시안이 상투적인 인종적 비하로 보이지 않을까 염려한 적이 있는가.
=전문적으로 말하면 코미디란 상투적인 것을 조롱하는 것이다. 나도 인종문제엔 민감해 그에 대해 많이 생각을 했다. 미스터 차우는 그저 여러 면에서 과장된 사람일 뿐이다. 그는 터무니없이 허풍을 떨고 언어도단적인 인물이어서 조롱하기에 딱 좋은 인물이다. 난 듀크 대에 다닐 때 정치적이어서 토크쇼에 나가 반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해 비판하는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미스터 차우에 대한 아시안들의 반응은 어떤가.
=제2편 홍보 차 한국에 갔을 때다. 한국에선 제1편은 상영되지도 않았는데도 대중들이 날 크게 반겨줘 깜짝 놀랐다. 어느 날 쇼핑몰을 구경하고 다니는데 날 알아본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달려들어 끌어안고 환영해 큰 감동을 받았다. 자기 고국에서 환영을 받는다는 것이 정말 기뻤다. 내가 한 여행 중에서 가장 좋은 여행 중의 하나였다.
▲이제 스타덤에 오른 소감은.
=난 슈퍼스타가 아니다. 내가 의사를 그만뒀을 때 내 꿈은 유명해지거나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을 따름이다.
▲코미디 이외에 다른 역도 제의를 받는가.
=내 실생활에 가까운 역을 제의 받기도 해 놀랄 때도 있다. 난 영화와 TV에서 우스운 액센트를 쓰지 않는 진지한 역을 많이 했다. 그러나 미스터 차우가 난 제일 좋다. 미스터 차우에 비하면 다른 역들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내가 액센트를 구사하는 미스터 차우를 제일 좋아한다고 해서 관객들이 날 그런 역만 할 수 있는 배우로 보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은 실생활에서 어떤 친구인가.
=난 좋은 친구다. 미스터 차우와는 정반대다. 사람들은 평소의 내가 부끄럼을 타고 내성적인 것을 보면 놀라곤 한다. 난 바닷가에 가서도 셔츠조차 벗질 않는다. 그러나 배우로선 카메라만 돌아가면 난 어느 역이든 즉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