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이
‘하이엘’을 보면 K-POP의 미래가 보인다?

‘괴물신인’이하이와 ‘감성 디바’주니엘. 다른 듯 닮은 두 신예의 돌풍이 매섭다. 댄스아이돌에 점령됐던 음악 시장에 변화를 가져왔고 전폭적인 소속사의 지원을 받아 음악적 날개를 활짝 펴는 것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관심이 높아 향후 K-POP 붐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높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오를 ‘하이엘’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두 괴물, 닮아도 너무 닮았다

‘괴물신인’ 이하이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데뷔곡‘1,2,3,4’를 시작으로 ‘잇츠 오버’‘로즈’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차트 1위는 물론이고 가장 주목도 높은 가수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감성 디바’주니엘의 행보도 탄력이 붙었다. 데뷔곡 ‘일라일라’는 신인 노래로는 음원차트 상위권에 가장 오래 머물었다. ‘나쁜 사람’으로 이하이의 차트 1위 연장 기록을 저지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닮은 부분이 제법 있다. 이하이가 2012년 SBS‘K팝스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데뷔했고 주니엘은 2010년 일본 오디션 프로그램‘니이지로 슈퍼노바’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오디션의 미션을 수행하며 연단된 이들의 내공은 시장의 적응력으로 이어졌다. 데뷔와 함께 차트 상위권에 연착륙했고 대중의 관심도 끌어냈다. 두 번째 발표곡에서 부진한 소퍼모어징크스를 겪지 않은 것도 이들만의 성과다.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공통점이다. 이하이를 향한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사장의 애정은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K팝스타’에서 이하이의 매력을 발견하고 소속사로 영입했다. 영입 후에도 다른 소속 가수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데뷔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스타덤에 올렸다. 주니엘도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다. 한 대표는 사석에서 “올해 FNC가 가장 주력하는 가수는 주니엘이 될 것”이라고 수시로 밝히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왜 하이엘인가?

두 사람에 대한 업계의 주목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흑인 음악의 소울을 강조한 ‘1,2,3,4’에서 폭발한 이하이의 감성은 최근 가요계에서 보기 드문 장기였다. 그의 가능성은 앞서 ‘K팝스타’경연 과정에서 선보였던 더피의 ‘머시’무대에서 싹을 틔웠다. 그만의 색깔로 소화한 이 무대는 최근까지도 화제가 될 정도로 명불허전이었다. 주니엘은 댄스아이돌의 대안으로 떠오른 여성 솔로 가운데 유일한 싱어송라이터다. 데뷔앨범부터 수록곡 대부분을 자작곡으로 채우며 독특한 포스를 드러냈다. 지난달 공개한 일본 정규 앨범에는 모두 11곡의 자작곡을 넣으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흑인 소울 음악과 포크라는 장르적 특성도 흥미롭다. 기존 아이돌 위주의 시장에서 듣기 어려운 장르를 주로 구사하며 희소성을 갖췄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앨범마다 다양한 콘셉트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들만의 자랑거리다. ‘1,2,3,4’에서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드러냈던 이하이는 ‘로즈’를 통해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반전 매력을 과시했다. 주니엘도 순수한 소녀의 감성을 드러냈던 ‘일라일라’와 달리 최근 ‘귀여운 남자’에서 깜찍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간간이 보여주는 율동은 주니엘이 맞나 싶을 정도로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오디션 과정을 거치며 짧은 기간에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는 적응력을 얻은 것은 이들만의 자산이다. 어떤 장르도 거부감 없이 소화하며 향후 발전가능성과 기대감을 높인 것도 돋보인다.

▲K-POP의 미래를 보다

이들에 대한 주목이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먼저 높게 평가하고 괄목상대하고 있다. 이하이의 ‘로즈’를 미국 빌보드는 “매력적인 음색을 앞세운 미묘하고 몽환적인 트랙”이라고 소개했다. 전문 칼럼리스트 제프 벤자민은 “‘1,2,3,4’가 우연의 산물이라고 생각한 이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는 다시 해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니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데뷔 6개월 만인 지난 1월 세계 최대 음악 마켓 미뎀에 초청된 그는 ‘나쁜 사람’‘소년’‘일라일라’‘레디고’등을 불렀다. 해외 음악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여유롭게 무대를 소화하는 모습에 호평이 이어졌다. 핀란드의 슈거하우스 퍼블리싱의 작곡가 티무 릴란크는 “가창력이 뛰어나고 외모가 매력이어서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고 했고 미국 알티타입뮤직의 프로듀서 론 탤러도 “실력있는 젊은 아티스트다.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주목은 국내 가요계가 해외 진출 시 보여줬던 댄스와 발라드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아직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비교적 어린 나이로 향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무엇보다 굳이 섹시한 댄스를 겸비하지 않아도 반복적인 후크로 무장하지 않아도 K-POP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음악으로 확인시켰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국내 대중과 마찬가지로 해외 음악 관계자들도 K-POP의 다양한 장르를 보고 싶어한다”면서 “이하이와 주니엘은 장르와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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