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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하이
세월은 흐르고 영원한 것은 없다. 수많은 별들이 명멸하는 가요계도 예외는 아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장을 좌지우지하던 댄스아이돌의 약세가 눈에 띈다. 급기야 4월 둘째 주 음원사이트 멜론 주간차트 톱10에 단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07년 8월 빅뱅의 '거짓말'을 시작으로 9월 원더걸스의 '텔미'로 불붙은 아이돌 태평성대가 5년을 넘기며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론도 제기된다. 과연 아이돌의 시대는 저물어 가는 것일까? 흐름을 짚어봤다.

▲그 많던 아이돌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지난 차트를 살펴보면 아이돌의 약세는 한눈에 확인된다. 멜론 4월 둘째 주 주간차트를 기준으로 2011년에는 톱10 가운데 7개 순위가 아이돌 그룹의 노래 차지였다. 빅뱅의 '러브송' 포미닛의 '거울아거울아'씨엔블루의 '직감'등이 차트 상위권을 수놓고 있었다. 2012년 4월은 버스커버스커의 등장에도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 포미닛의 '볼륨업' 2AM의 '너도 나처럼' 등 3개 노래가 톱10에 올랐다. 하지만 2013년 4월 둘째 주 주간차트에는 아이돌 그룹(유닛 포함)의 노래가 단 한 곡도 톱10에 오르지 못했다. 아이돌의 호황기로 여겨지는 2000년대 후반 이후 첫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3월 셋째 주 무려 8곡을 톱10에 올려놓으며 시장을 독식하던 기세는 이제 옛일이 돼 버렸다.

▲아이돌 절대 하지마?

수치를 확인하면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월에서 3월 주간차트 톱10에 오른 유닛을 포함한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올해 들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아이돌의 음악은 2011년 1분기 평균 4.9곡과 2012년에도 5.4곡을 기록하며 톱10의 절반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 3.1곡으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 싸이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차트 성적이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소녀시대와 같은 대형 팀이 등장했지만 시장을 견인하지도 예전 같은 화제를 양산하지도 못했다. 깜짝 등장한 신예 팀도 찾기 어렵다. 물론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등 대형 남자 팀들이 해외 투어로 국내를 비운 영향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팀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맞을 것이다. 지난 5년간 아이돌 위주의 시장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쏠림 현상의 명암

'제2의'라는 수식어가 국내 음악 시장만큼 많은 곳도 드물다. 한 팀이 인기를 얻으면 경쟁사에서 유사한 콘셉트와 노래로 무장한 신인으로 맞불을 놓는 것이 관례화 됐다. 여자 팀은 섹시와 큐트, 남자 팀은 근육과 칼근무 등이 성공을 위한 공식으로 자리매김했고 숱한 팀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행스럽게 때마침 불어준 K-POP 붐으로 댄스 아이돌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생겼지만 불행하게도 공급은 이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댄스아이돌의 공급지표는 지난해를 결국 공급과잉의 정점을 찍었다. 약 50여 개 팀이 쏟아져 나와 이름을 알리기에 급급했다.

물론 숱한 팀들이 나오면서 치열한 차별화 경쟁을 펼치면서 다양한 콘셉트의 그룹이 대거 등장했지만 멤버들의 수준은 하향평준화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케이윌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음악의 공급과잉은 결국 들을만한 음악이 없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대중이 아이돌 음악에 느끼는 피로도만 상승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5년, 체질개선 될까?

시장의 패권은 아이돌에서 오디션 출신으로 대변되는 젊은 피와 관록의 솔로 가수로 옮겨졌다. 멜론 4월 둘째 주 주간차트에는 SBS'K팝스타'가 배출한 이하이와 박지민, 악동뮤지션이 '로즈''섬바디''외국인의 고백''크레센도'등 모두 4곡이 톱10에 올라왔다. 1년 묵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과 케이윌의 '러브 블러섬'이 봄바람을 타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1등은 '국제가수'싸이의 신곡 '젠틀맨'이다.

물론 댄스아이돌은 이제 국내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력 상품이 됐다. 10대에서 중장년층까지 시장의 지배력이 넓어졌고 해외 시장에도 영향력이 크다. 잠시 잠깐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돌의 약세는 전체 시장으로 따지면 오히려 이상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가수의 연령대가 고르게 분포됐고 장르 배분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댄스아이돌의 약세가 불러올 쏠림현상도 기대(?)된다. 시장의 분위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제작자들이 지난 5년 그랬던 것처럼 향후 5년간 비(非) 아이돌의 음악에 전념한다면 가요계는 풍성한 장르 분할로 또 한번의 중흥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 악동뮤지션
한 음반제작자는 "지나치면 늘 위기가 찾아오는 법이다. 아이돌 음악이 과포화상태로 치닫도록 방치한 시장 전체가 문제다. 전체 시장의 균형을 고민하면 음악 시장의 체질개선을 이야기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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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3/04/18 07:01:46   수정시간 : 2013/04/25 12: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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