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공방으로 시간 허비
'1억 합의설' 등 추측성 보도만

첫 공식입장을 밝힌 18일부터 출두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3월1일까지. 배우 박시후에게 이 시간은 '잃어버린 2주'로 전락해버린 모양새다.

연예인 지망생 A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박시후. 그를 둘러싼 사건의 쟁점은 현재 관할경찰서 이송 여부에 있다. 24일 새로 선임된 법무법인 푸르메 측은 사건을 담당 중인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3팀 측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제공하는 등의 문제로 관할경찰서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관할경찰서 변경이 이번 사건이 박시후 측에 유리하도록 해결되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시후 측이 변경을 원한 강남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27일 오후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어느 곳에서 조사를 받고 수사가 진행되던 지금 상황과 달라질 건 없다"며 "피의자(박시후)를 도울 최고의 방법은 빨리 조사에 임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을 변경하고 관할경찰서를 바꾸겠다는 등 시간을 허비한 사이 사건을 둘러싼 추측성 보도는 쏟아졌다. 그 동안 박시후 측이 주장한 "명명백백한 무혐의"는 고소인 A의 약물중독 가능성, 박시후의 1억 합의설 등으로 가려졌다.

서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일찍이 조사에 임했더라면 이니셜인터뷰니 1억합의설이니 약물복용설이니 근거 없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며 "사안을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확대시킨 건 본인이 자처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잃어버린 2주'의 파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던 박시후는 상반된 태도로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한 연예관계자는 "지금의 흐름은 활동재개를 염두에 둬야 하는 박시후에게 최악의 상황이다"며 "대응 방식을 빠르게 가져가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귀띔했다.

그를 응원하는 몇몇 팬들 사이에서도 경찰의 "실시간 중계" 태도는 조사를 세 차례나 미룬 박시후가 자처한 결과라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박시후의 팬클럽 '시후랑'의 한 관계자는 "체포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최악이라고 생각한다"며 "떳떳하게 자기 발로 경찰조사를 받고 무혐의를 입증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시후는 15일 연예인 지망생 A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서부경찰서 측은 서울 강남의 포장마차와 아파트 주차장 등 두 곳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 수사를 진행했다.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고소인A의 체액ㆍ머리카락ㆍ혈액 등을 검사한 결과 약물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서부경찰서 측은 박시후가 3월1일 재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할 계획이다. 박시후 측은 "관할경찰서 이송과 관련 상급기관의 심사를 받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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