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거 매니지먼트' 찰리 쉰 인터뷰
"최근 상담 받으며 참는법 배워… 시트콤 끝나면 은퇴 생각"

최근 새로 시작된 케이블채널 FX의 시트콤 ‘앵거 매니저먼트’(Anger Management)에서 분노 조절 상담자로 나오는 할리우드의 악동 찰리 쉰(46)과의 인터뷰가 비버리힐스의 포 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약물과 술과 창녀와 섹스, 그리고 분노와 파괴 행위로 악명을 날리다가 인기 시트콤 ‘투 앤드 어 하프 멘’에서 퇴출 당해 뉴스의 초점이 됐던 쉰은 이 날 과거를 청산했다는 듯이 신선하고 건강 한 모습이었다. 다소 긴장했지만 유머와 위트를 섞어 가며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나이답지 않게 동안인 쉰은 현재에 만족한 사람처럼 즐겁고 원기왕성 했는데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답게 매우 현명하고 자기 속을 다 털어 놓는 답을 했다. 호감이 가는 악동으로 인터뷰 후 쉰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을 때 기자가 힌국 사람임을 밝히자 그는 “나 한국에 가야지”라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은 분노를 어떻게 다루는가.

=‘앵거 매니지먼트’에 나오면서 과거보다 잘 다룰 줄 알게 됐다(웃음). 난 최근 분노 조절 상담을 1년간 했는데 거기서 배운 점은 무조건 참으라는 것이다.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에게 있어 섹스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내 개인적인 것은 당신들이 알 바가 아니지만 쇼에 있어서는 그것이 우리 사회와 문화의 커다란 한 부분이어서 숨길 수가 없다. 유머와 재미를 섞어서 성숙하고 솜씨 좋게 묘사한다면 단순한 섹스가 아닌 쇼의 한 부분으로서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트콤에서 당신의 딸이 화끈한 여자와만 데이트 한다며 경박한 남자라고 말했는데.

=누구를 봤을 때 우리를 잡아 끄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되는 것을 소위 첫 인상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중요하다. 미모와 단단한 엉덩이가 중요한데(웃음) 이 것을 너머 보다 깊은 것을 발견한다면 그에 따라 다음 단계로 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외관상 첫 인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당신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 시트콤 후 연기 생활에서 은퇴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인가.

=생각 중이다. 난 지금까지 이 생활을 30여 년간 했는데 ‘플래툰’과 ‘월 스트릿’를 포함해 그 어느 작품도 이 쇼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나는 분명히 좀 쉬어야 한다. 우선 그 동안 못한 충실한 아버지 노릇을 하고 싶다. 나의 위치를 점검하겠다는 것이 내 계획이다. 그런데 늘 내 계획은 엉망진창이 되곤 했으니 더 이상 뭐라고 말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당신이 ‘투 앤드 어 하프 멘’에서 쫓겨나자 매체들은 당신의 연기 인생이 끝났다고 난리법석들을 떨었다.

=그들은 틀렸어(웃음). 언제나 남을 미워하고 또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그들은 당신이 젊었을 때 조사를 쓰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계속해 새 기회를 붙잡게 된다. 최선을 다하고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나를 믿어준 쇼의 제작사인 라이언스게이트와 FX에 감사한다.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하는가.

=상식과 상식적인 예의의 상실이다. 이 문제는 전염병이 되다시피 했다.

▲당신이 팬들을 잡아 끄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가.

=사람들은 언제나 정직한 사람과 잿더미에서 일어나는 사람을 존경한다. 난 늘 내 잘못을 시인하고 그 것을 청산한 뒤 앞으로 나아간다. 넘어지지 않고선 컴백이란 있을 수가 없는데 사람들은 컴백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려웠을 때 아버지(배우 마틴 쉰으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 주연)가 도와 줬는가.

=아버지는 늘 나를 지원해 주셨다. 우리는 모두 진실을 사랑한다. 우리는 서로 아주 좋은 친구다. 우리는 서로를 존경하며 아버지가 곤경에 처했을 땐 나를 찾고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땐 아버지를 찾는다.

▲심리 상담을 믿는가.

=그렇다. 난 과거 그 것을 10년 간 받았다. 많은 것을 배웠는데 내가 시트콤에서 퇴출 당하고 나서 보인 언동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다.

▲당신 아버지는 당신의 삶에 개입을 했는가.

=물론이다. 나라도 내 자식이 안전치 못하거나 어두운 길로 들어설 것 같으면 그들의 삶에 개입할 것이다.

▲‘투 앤드 어 해프 멘’에서 쫓겨난 뒤 ‘이제 내 삶은 끝났구나’하고 생각한 적이라도 있었는가.

=없다. 난 그 때 이 시련 끝에 반드시 구원이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래서 난 그 것에 매어 달렸다. 그 때 나는 무일푼이었다. 그래서 1인 순회공연을 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결코 끝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정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출연료를 많이 받는 당신이 무일푼이었다는 말이 믿어지지가 않는데.

=엄청나게 벌었지만 엄청나게 다 써버렸다. 자식들 양육비에 쓴 돈만해도 얼만데(웃음). 그 건 아니고 멍청하게 돈을 잘 못 관리했기 때문이었다.

▲엄청난 시련 끝에 어떻게 지금의 자리로 돌아 올 수가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난 언제나 나 자신을 믿었다. 난 언제나 내게 새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믿었다. 난 결코 내가 게임에서 완전히 퇴출 당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나의 모토는 잘 못 한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앞으로 나아 가라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자기들도 잘못을 저지르면서 배우들이 뭔가 잘 못을 저지르면 그렇게들 놀란다고 생각 하는가.

=우리 사회 사람들은 배우와 가수와 운동선수들을 우상화 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웅인 우리가 그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도록 요구한다. 여기에 매체까지 합해서 우리를 꼭대기에 올려다 놓았는데 거기서 우리가 갈 길은 내리막길뿐이다. 기대를 높이 걸었다가 뭔가 잘 못 됐을 땐 실망도 크게 마련이다. 연예계와 스포츠 및 음악세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늘 어떤 일정한 이미지와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은퇴하면 무얼 하고 싶은가.

=춤도 배우고 그림도 배우고 싶다. 외국어도 배우고 여행도 하고 싶다. 왜 하는지 모를 스카이다이브와 번지 점프와 스쿠버 다이브 대신 내 자신의 예술적 부분을 개척하고 싶다. 내게 도전하고 싶다.

▲절대적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런 것 들어 본적 있다. 그 것은 자식들과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줄 수 있는 사랑이다. 그러나 여자와의 관계에선 과연 그런 것이 있을 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약물을 했을 때 그 어느 순간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는가.

=난 작년에 약물에 손도 안 댔다. 아무도 이 말을 안 믿지만 난 약물 검사까지 해 그런 사실을 증명했다. 내가 시트콤 퇴출문제로 소동을 피웠을 때 사람들은 내가 약물에 취했다고들 생각했지만 난 깨끗했다. 난리법석을 그만 두고 기본적인 것으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생각해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난 나 자신이 무서웠다.

▲그런 경험에서 배운 것은.

=네가 아는 것에 매달리 라는 것이다.

▲옛 언론과 요즘 언론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가.

=과거에는 요즘의 무뢰한과 같은 언론이 없었다. 요즘 언론들은 카미카제 식이요 잠복했다 덮치는 식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결심을 했다. 외출 했을 때 언론을 만나면 입을 봉한다는 것이다. 말해 봐야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새 시트콤에서 당신은 전처와 친구처럼 지내는데 남녀가 친구가 될 수가 있는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전처 드니즈 리처즈와 난 지금 좋은 친구 사이다.

▲더 이상 주정하고 미친 짓 하고 또 역을 주기에 염려가 되는 찰리 쉰은 없다고 생각해도 좋겠는가.

=그 것들 모두 과거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나는 모범적이요 직업정신에 충실한 삶을 살겠다.

▲요즘 당신에게 큰 기쁨을 주는 것은 무엇이가.

=내 아이들과 야구와 전화 안 오는 오후다. 난 요즘 순간 속의 순간에 살고 있다. 그 곳은 매우 조용한 나 혼자만의 장소다.

▲당신은 과거 시를 썼는데 지금도 쓰는가.

=가끔 쓴다. 무언가에 대한 상상과 생각과 느낌을 내프킨에 적어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앉아서 시를 쓴지는 오래 된다. 난 과거 시집을 냈는데 시를 너무 생각해 써서 좋은 글이 못 되었다. 시란 너무 생각하면 안 되고 즉흥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시집 아마 12권 정도 팔렸을 것이다.

박흥진 @koreatimes.com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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