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가 필요해' 정유미
"잦은 스킨십, 부담은 있었죠
하지만 밥 먹는 연기가 더 힘들 수도 있잖아요
부자연스럽지 않으려고 그냥 몰입했어요"

'사랑스럽다'라고 쓰고 정유미라고 읽는다. 2030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종방한 tvN 미니시리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에서 배우 정유미는 맞춤 캐릭터 주열매를 입고 물 만난 고기처럼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그렇게 충무로의 젊은 연기파 배우는 브라운관의 로맨틱 '로코퀸'이 됐다.

"영화 '도가니'에서 주인공이라는 포지션 있으면서 제가 한 일이 없어서 부끄러웠어요. '내가 이렇게 좋은 대접을 받아도 될까' 하는 마음에서요. 고생은 공유 오빠와 아이들이 다 했거든요. 이번 작품은 고생했고 그만큼 대접받아서 좋아요. 그래 저 주인공 맞아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잖아요. 사랑스럽다는 이야기도 정말 좋고요. (웃음)"

드라마 속에서 윤석현(이진욱) 신지훈(김지석) 멋진 두 남자의 열렬한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소감은 어땠을까?

"저도 열매가 정말 부러웠어요. 시청자 입장으로 드라마를 봤거든요. 저는 열매가 아니고 연기를 하는 거니까요. '연애를 해야 되는 구나, 난 뭐하고 살았지'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웃음)"

정유미와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자꾸만 주열매가 떠올랐다. 그의 말투와 표정 하나하나가 열매와 닮아 있었다.

"실제로 저와 열매는 많이 다르기는 해요.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제 감정표현을 하지는 못하거든요. 그런데 잘 맞았나 봐요. 친구들이 제 작품을 볼 때 극의 캐릭터가 아닌 정유미가 보여서 쑥스럽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정유미가 아닌 주열매로만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연상시킬 만큼 극중에서는 잦은 스킨십 장면이 연출됐다. 그 장면은 주로 삼각관계의 중심에 있었던 정유미의 몫이었다.

"사실 부담은 있었어요. 하지만 연기잖아요. 어떨 때는 밥 먹는 연기가 더 힘들 수도 있어요. 마냥 어렵다고만 생각하면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촬영에만 몰입했죠. 대표님이 너 몰래 연애 많이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시더라고요. (웃음)"

그의 스타일링도 큰 화제를 모았다. 매 신마다 조화롭게 녹아 든 정유미의 의상은 일명 '열매룩'을 탄생시켰다.

"정말 많이 신경 썼어요. 비싼 옷 보다는 열매에게 어울릴만한 옷들을 많이 구했죠. 쇼핑몰 옷들도 많았어요. 윤석현과 신지훈을 만날 때 의상에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또 격한 감정 신이 있을 때에는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로 중화를 시켰죠. 스타일리스트와 헤어, 메이크업 친구들과 대본을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옷과 감정이 연결됐기 때문에 더 예뻐 보였던 것 같아요."

앞서 작품성 있는 영화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드라마의 매력을 더욱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들어가기 앞서 장르나 케이블이라는 매체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어요. 그간 했던 작품 중 가장 오랜 고민을 통해 선택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안 했다면 오래 후회했을 거에요. 사실 드라마는 계속 보고 있었고 하고 싶었어요. 영화나 드라마 스케줄은 다르지만 연기에 임하는 자세는 같거든요. 중요한 건 한 작품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 같아요. 이번 작품처럼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만드는 드라마를 또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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