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6억 주고 산 빌딩, 현재 기준시가 불과 34억
거액 빌딩 구입한 상당수 연예인 사실상 '빌딩 푸어'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출연중인 장동건. 지난 5월 23일 장동건이 '신사의 품격'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장동건도 재테크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 모습을 보였다.

재벌닷컴은 유명 연예인 26명이 소유한 27개 상업용 빌딩의 2012년 기준시가(국세청 평가기준)를 13일 발표했다. 재벌닷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연예인은 사실상 '빌딩 푸어' 신세였다. 빌딩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거액의 대출금을 빌렸지만 빌딩 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자산가치가 추락하고 대출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연예인이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기준시가 1위 빌딩을 소유한 이는 배우 송승헌이다. 그가 보유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건물의 기준시가는 107억6,000만원이다. 송승헌은 6년 전 114억원에 이 건물을 샀다. 대지 면적 539㎡, 연면적 1만311㎡ 규모(지상 4층, 지하 1층)다. 토지 공시지가가 ㎡당 1,000만원을 넘고 건물 용도나 위치 등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시가가 2위 건물은 가수 서태지가 소유한 강남구 논현동 소재 지상 6층, 지하 3층짜리 빌딩이다. 92억 7,000만원. 서태지는 부친과 공동 명의로 종로구 묘동의 지상 10층 빌딩도 갖고 있다. 이 빌딩의 기준시가는 63억5,000만원이다. 2개 빌딩의 기준시를 합하면 166억2,000만원이다.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소유한 강남구 청담동 소재 지상 6층, 지하2층 빌딩은 73억3,000만원, 배우 박중훈의 역삼동 소재 빌딩은 62억 4,000만원, 배우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청담동 소재 빌딩은 53억 4,000만원이다.

배우 최란의 청담동 빌딩(52억5,000만원), 배우 장근석의 청담동 빌딩(52억4,000만원), 배우 박정수의 신사동 건물(48억7,000만원), 배우 고소영의 청담동 빌딩(46억4,000만원), 배우 류시원의 대치동 건물(42억4,000만원), 배우 손지창-오연수 부부의 청담동 건물(41억7,000만원), 배우 김정은의 청담동 빌딩(39억8,000만원), 개그맨 신동엽의 청담동 빌딩(35억6,00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재벌닷컴은 이들 빌딩부자 연예인이 대부분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시가 대비 담보대출 비율이 80% 이상인 경우가 허다했다. 조사 대상 연예인 26명의 빌딩 기준시가 총액과 담보대출금 총액이 각각 1,160억 원, 966억 원이다. 평균 담보 비율이 83.2%나 된다. 일부 연예인의 빌딩 매입가격은 기준시가의 3배가 넘기도 했다.

배우 장동건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동건은 지난해 6월 126억 원에 용산구 한남동 빌딩을 매입했으나 현재 기준시가 평가액은 고작 34억 원이다. 불과 1년 만에 100억 빌딩의 가격이 반 토막도 모자라 4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장동건의 담보대출금은 기준시가의 148%인 48억 원이다.

배우 이정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해 4월 47억5,000만원에 매입한 신사동 건물의 기준시가는 19억9,000만원인 데 반해 담보 대출금은 45억5,000만원으로 2.3배나 많았다.

양현석은 합정동에 있는 기준시가 33억6,000만원의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담보로 101억4,000만원을 빌렸다. 담보 비율이 무려 301.4%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연예인들도 이처럼 마음고생에 시달리고 있다. 빌딩부자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 중 상당수가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십억 원을 빌렸다. 하지만 갑자기 떨어진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상환 부담이 가중됐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기준시가는 시세와 차이가 있고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지명도나 사업계획, 추가 담보 여력 등을 고려해 돈을 빌려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 거품을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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