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사극의 판타지, 무엇이 다를까… 고증 필요없잖아

해를 품은 달
MBC 수목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ㆍ연출 김도훈)은 드라마 '궁'(2006)과 종종 비교된다.

두 작품 모두 판타지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궁'은 화려한 의상과 세트를 자랑한 반면 '해를 품은 달'은 이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를 낸다. 6년 전 작품보다 감각이 뒤쳐졌다는 지적을 들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해를 품은 달'의 제한적인 판타지 속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해를 품은 달'과 '궁'의 판타지는 전제가 다르다. '궁'의 판타지는 세상 그 자체이고 '해를 품은 달'의 판타지는 이야기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궁'은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했다. 사극이라는 느낌이 든 이유는 일부 등장인물의 한복차림새 때문. '유러피안 조선시대인'을 보는 듯 애매한 정체성의 의상을 입은 공주와 왕자도 등장했다. '해를 품은 달'에 나왔다면 "조선시대엔 저런 옷이 없었다"는 지적이 일었을 테지만 '궁'의 판타지 월드에서는 상관 없었다.

M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궁'은 상상의 날개를 달고 어디로 날아가도 큰 무리가 없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해를 품은 달'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기 때문에 고증을 무시할 수 없었다. 세상에 없던 인물에 맞는 새로운 의상과 액세서리를 자체제작 했지만 과감한 시도는 불가능했던 셈이다.

'해를 품은 달'의 한 관계자는 "판타지라는 속성 때문에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 방송 초반 아쉬운 의견을 줬다"며 "우리의 판타지는 가상인물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사실 가장 큰 볼거리는 '조선시대판 F4'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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