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 동화적 연출… 재미 업

MBC 수목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ㆍ연출 김도훈)이 작정한 듯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3연타 상승세에 전국시청률 20%까지 돌파했다.

"'해를 품은 달' 왜 봐?"라고 질문하면 "재미있으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우문현답인 셈이다.

'해를 품은 달'은 왜 재미있을까? 세부적으로는 역술, 전반적으로는 판타지라는 재미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를 품은 달'이 첫 방송된 당시 온라인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는 "드라마에서 '선덕여왕'이 보인다"는 소감이 적혔다. '해를 품은 달'과 MBC '선덕여왕'의 닮은 꼴은 역술이라는 코드에 숨어 있다.

'해를 품은 달'에는 궁궐 내 성수청이 등장한다. 국무(國巫), 국가의 무당이 상주하는 곳이다. 1,2회의 주요 내용은 도무녀 장씨(전미선)와 뛰어난 신력을 가진 아리(장영남)의 신기(神氣)에 집중됐다. 아리가 정경부인 신씨(양미경)의 태중 아기인 연우(한가인)의 운명을 내다보고, 훗날 연우와 우연히 마주친 장씨도 그의 비운을 예측하는 장면 등이다. 장내의 한 여아가 거짓 점을 봐주며 사람들을 현혹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해를 품은 달'의 한 관계자는 "연초가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점도 봐주고 재미로 운세를 보는 미신이 남아있지 않나"며 "역술이 유행했던 시대적인 분위기와 무녀라는 등장인물 설정이 연초 분위기와 맞아 떨어진 부분도 초반 흥행에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해를 품은 달'은 일부 판타지 요소가 가미됐던 KBS 2TV 드라마 '공주의 남자'와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허구를 바탕으로 한 사극이다. 과거에 없었던 등장인물을 세웠고 역사교과서에 존재하지 않았던 챕터를 열었다. 이 관계자는 "시대만 빌려왔을 뿐 세상에 없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동화적인 연출이 판타지를 살려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새파란 하늘에 분홍빛 우산을 두둥실 띄어놓은 장면, 훤의 스승인 염의 머리 뒤로 광채를 쏟아 부은 특수효과, 사다리에서 떨어진 훤과 연우 위로 난데 없는 벚꽃이 흩날린 연출 등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라마의 제작을 맡은 팬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원작에서 표현된 판타지를 화면으로 옮기는 작업이 쉽지 않다"며 "김도훈 감독 특유의 섬세함이 발휘될 것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