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군복무 성숙 계기… '49일' 종방 "시원섭섭"… 칭찬 일색에 감사할 뿐

"홀가분하다."

SBS 수목 미니시리즈 을 마친 배우 조현재의 소감이었다. "시원섭섭하다"고 할 만하지만 3년 간 준비한 힘을 모두 쏟아부은 터라 섭섭함은 없다.

2008년 입대한 조현재.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친 후 배우로 복귀하기까지 또 다시 1년이 걸렸다. 조현재는 "복귀작이라고 생각하니 더 예민해지더라. 소속사에서도 쉽게 추천을 못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중함을 더할수록 부담감도 더 커졌다.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감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조현재는 "동료 배우들이 왜 그리 길게 공백기를 가지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그 상황에 처하니 이해가 되더라. 3년 만에 돌아오는 만큼 부담은 평소보다 2,3배 더 컸다. 스트레스가 많았던 만큼 작품을 마치니 마음이 아주 편해졌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조현재는 약 넉 달 간 을 촬영하면서 하루 2,3시간씩 밖에 자지 못했다. 마지막 3주 동안에는 제대로 눕지도 못했다. 차에서 20~30분 정도 쪽잠을 잤다. "정말 잘 버텼다"고 스스로를 위로한 조현재는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종방 파티를 마친 후에는 이틀 동안 잠만 잤다. 먹고 자고 졸기만 했다. 환자처럼 있었다. 3년 동안 체력을 비축했다고 자신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뒤늦게 군복무를 마친 조현재는 개인적으로도, 배우로서도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는 군견병으로 만기 전역했다. 연예사병 제의도 많았지만 조현재는 일반병들과 함께 내무 생활을 하며 부대꼈다. 그는 "사실 연예인이 현역으로 군복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욱'하는 마음에 연예사병으로 갈까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자대 배치를 받고 군견병 임무를 맡은 후 책임감이 생겼다. 평소 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 임무에 더욱 애착이 갔다"고 밝혔다.

조현재는 이어 "내가 중대장보다 나이가 많았다. 내무실에는 10살이나 어린 선임병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군생활을 열심히 하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현역으로 군생활을 마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은 '30대 조현재'의 첫 작품이다. 그는 달라졌다. 20대에는 '스타'를 꿈꿨다면 이제는 '배우'라 불리길 원한다. 연예인으로 살기 위해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하기 위해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업으로 삼은 셈이다. 조현재는 "20대에는 의무적으로 일했던 것 같다. 하지만 3년간의 시간을 보내며 연기의 소중함을 느꼈다. 이제는 동료 배우들의 연기를 바라보며 공부하는 여유까지 생겼다"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에서 한 여자를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남자 한강을 연기한 조현재. 드라마 종영 후 조현재의 인기에 대한 칭찬일색이었다. 조현재는 한층 깊어진 눈빛과 섬세한 심리표현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조현재는 "군대에서 연기연습하고 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남자다워졌다, 남자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 결국 '늙었다'는 의미 아니냐"며 눙쳤다.

이번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잘한다는 칭찬도 숱하게 들었다"던 조현재는 "배우에게 이보다 좋은 칭찬이 어디 있겠나. 복귀를 반기고,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더 멋진 배우가 돼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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