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가장 보고 싶은 스타

"제 이름이 길라임이 됐어요."

SBS 드라마 을 마친 배우 하지원의 일성(一聲)이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지인들은 "길라임, 잘 보고 있다!"고 문자가 왔고, 길을 걸으면 시민들은 "길라임이다"고 환호했다. 하지만 그는 길라임이 아니다. 를 촬영할 때는 이수정이었고, 때는 채옥으로 불렸다. 어느덧 데뷔 12년차가 된 하지원, 여전히 그는 팔색조다.

연기 잘해 예쁘고 사람 됨됨이가 예쁜 배우!
# 하지원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은 "하지원은 참 예쁜 배우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단순히 외모가 뛰어나다는 의미가 아니다. 윤제균 감독과 함께 등을 합작해 '대박'을 낸 하지원. 그는 외모만큼이나 의리와 사람 됨됨이가 예쁜 배우로 유명하다.

또한 하지원은 '선구안'이 좋은 배우다. 작품 고르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재벌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하지원은 2001년 이후 총 11편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평균 245만명의 관객을 모으고 196억원의 관객수입을 올렸다. 여자배우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공포 영화 을 시작으로 하지원은 흥행 보증수표였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흥행 대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타고난 얼굴 예쁘고, 연기 잘해 예쁘고, 흥행까지 몰고 다녀 예쁜 배우였다. 영화의 인기는 드라마로도 이어졌다. 전에 등을 두루 거쳤다.

"작품 고르는 기준이요? 음...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면 출연해요. 예뻐보이고 말고는 두 번째 문제예요. 가끔은 읽지 않아도 제목만 보고도 빛이 나는 작품이 있어요. 시놉시스 단 2장만 읽어도 느낌이 좋으면 출연을 결정하죠."

의 출연을 마음먹을 때는 2가지가 그의 마음을 끌었다. 스턴트 우먼이라는 캐릭터와 남녀가 바뀌는 판타지라는 설정. 당시 시놉시스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에게 2가지를 듣고 을 품에 안았다. 가장 먼저 출연을 결정한 하지원은 느긋하게 캐스팅을 기다리며 작품 준비에 돌입했다.

"촬영 전부터 길라임에 푹 빠져 있었어요. 정말 제가 길라임이 된 것 같았죠. (웃으며)요즘은 주변 남자 분들에게 '죽고 싶어? 5번 척추, 6번 되고 싶냐'고 말하면 좋아하세요. 길라임은 제게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죠."

허벅지 튼튼? 액션 밍밍해보일까봐 몸 만들었죠
# 하지원, 이 어메이징한 여자야!

인터뷰 자리에 나선 하지원은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원래 카푸치노를 즐겨 마신다는 하지원. 에서 '거품 키스'라는 명장면이 탄생하는 데는 하지원의 실제 경험(?)이 큰 힘이 된 셈이다.

하지만 현실 속 하지원은 길라임과 조금 달랐다. 카푸치노 거품이 윗입술에 묻자 얼른 아랫입술로 훑어 버렸다. 이제는 카푸치노만 마시면 주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입술을 쳐다본다며 수줍어했다. 하지원은 "그 동안 의식 안 하고 마셨는데 이제는 더 신경 쓰여요. 조금만 묻어도 습관이라고 지적하죠. 밤을 새고 새벽에 찍은 장면이었는데 이렇게 로맨틱하게 나올 줄 몰랐어요"라고 말했다.

의 촬영에 나선 하지원이 가장 어메이징한 이유는 그의 몸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스턴트우먼을 연기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에서도 액션 장면이 많았던 터라 자연스럽게 몸만들기가 이어졌다.

에서는 길라임의 튼튼한 허벅지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근육량을 늘린 하지원의 체중은 3kg이 늘었다. 여느 여배우처럼 가늘고 매끈한 다리는 아니었지만, 길라임다워서 더욱 아름다웠다.

"힘이 없어 보이면 액션이 밍밍해보일 것 같아 몸을 만들었죠. 탄탄하고 건강해 보일 필요가 있었어요. 잘 어울렸다는 다행이에요. 이제부터는 (근육을) 빼는 작업을 시작해야죠."

이 영광은 제가 아닌 길라임이 받아야 해요~
# 하지원, 멋져 멋져!

하지원은 욕심부리지 않는 배우다. 쥐고 놓는 타이밍을 잘 안다. 연기에는 충실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은 제작진에 일임한다. 현빈이 부른 의 삽입곡 는 대박을 냈다. 시청자들은 길라임이 부른 를 원했다. 하지만 하지원은 고사했다. 그는 "노래 부르고 싶은 욕심은 별로 없어요. 백지영씨가 워낙 잘 불러주셔서 제가 부르면 비교되지 않을까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출연 이후 하지원은 '예쁘다'는 말보다 '멋지다'는 격려를 더 많이 받는다. 그의 오랜 팬들부터 동네 꼬마들까지 "길라임 멋져 멋져!"를 외친다. 하지원은 "체감 인기는 이 최고인 것 같다"고 말한다.

"제가 출연한 드라마 중 시청률도 가장 좋았어요. 주변에서 온통 이야기 뿐이었죠. 팬레터도 '하지원'이 아니라 '길라임'에게 와요. 이 영광은 제가 아니라 길라임이 받아야 해요. 길라임 덕분에 저까지 행복할 수 있었죠."

하지원은 곧바로 차기작을 고르고 있다. 의 달콤함을 조금 더 누려도 좋으련만, 그는 이내 다른 옷을 입기 위해 준비 중이다. 결코 머물거나 안주하지 않는 삶. 거장들이 그를 선택하고, 제작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유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쌓인 여독을 풀면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당분간은 쉴 거예요. 물론 쉬는 동안에도 대본을 보게 되겠죠.(웃음) 연기하는 재미가 크니까 쉴 때도 대본을 보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는 잠이 부족해 체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다른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체력을 만들 필요가 있죠. 준비를 마치면 길라임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다시 팬들 앞에 서려고요."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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