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금요드라마 '아들 찾아 삼만리' 주연

"허구헌 날 건달이나 가난한 집 아들을 연기했는데 이번에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재벌 2세를 맡게 됐습니다. 이번에 의상 죽여줍니다(웃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기분이 좋을 만도 하겠다. 사실 드라마에서 흔하디 흔한 캐릭터가 재벌 2세인데 탤런트 이훈(34)은 데뷔 13년 만에 처음이라니 오랜만에 새 옷을 입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는 11월2일 첫 방송하는 SBS TV 새 금요드라마 '아들 찾아 삼만리'에서 재벌 2세 강계필 역을 맡았다.

24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아들 찾아 삼만리'의 제작발표회에서 이훈은 "이제껏 드라마에서 입었던 의상이라고는 야전점퍼, 트레이닝복, 군복, 반바지에 면티, 혹은 메리야스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상이 끝내준다. 무엇보다 코디네이터가 아주 좋아한다"며 껄껄 웃었다.

'아들 찾아 삼만리'는 젖먹이 아들을 잃어버린 생선가게 딸 나순영과 얼결에 그 아이를 6년간 키우게 된 한심한 재벌 2세 강계필의 이야기. 오로지 정략결혼을 피하기 위해 '숨겨둔 아들이 있다'며 주운 아이를 키우게 된 강계필은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기른 정'을 진하게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의상만 화려해질 뿐이지 사실 한심한 망나니 캐릭터라 연기하기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어요. 하던 대로 하면 되니까요(웃음). 하는 짓도 애 같아 극중 일곱살 된 아들과 정신연령이 비슷해요."

그는 "촬영을 앞두고 입양한 부모들이 쓴 글을 찾아봤는데 아이를 낳아야만 부모가 아니라 기르는 것만으로도 부모가 된다는 내용이었다"면서 "강계필은 얼결에 아이를 키우에 되지만 정작 생모가 나타나 아이를 달라고 하자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게 바로 기른 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훈은 실제로도 일곱 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여주인공 소유진이 경험해보지 못한 모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과 달리 그에게 아버지 연기는 자연스러울 터.

그러나 그는 "이 드라마 하면서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사실 촬영이다 일이다 해서 아들과 많이 못 놀아준다. 오죽하면 아들이 내가 집에 있는 것보다 밖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야 자기가 집에서 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정말 아들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많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태수'를 연기하며 연기자로서 전환점을 맞은 이훈은 "그동안은 연기자의 이훈의 색깔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랑과 야망'을 만나면서 나를 찾은 것 같다"면서 "이번 역할은 여태껏 해보지 않았던 역이라 도전해보고 싶었다. 나 자신은 아주 즐겁게 하고 있는데 시청자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많이 기대해달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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