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영화 '내 생애…' 염정아
새색시 불륜로맨틱코미디… 어설픈 '봉춤' 망가졌네
차기작품은 '아기보기'… 내년 초엔 엄마 돼요~

“결혼하고 3kg, 아기 갖고 4kg나 불었는걸요.” 내년 1월로 출산을 앞두고 있는 배우 염정아는 ‘임산부인데도 날씬하다’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어떤 남자든 데리고 살다 보면 다 똑같다면서요?” “아무래도 생활을 같이 하면서 부스스한 모습을 자주 보면 매력이 떨어지지 않겠어요?” 누군가의 대화에 그가 한 마디 끼어들었다. “어머,너무 슬프다….”

이내 장난스럽게 도도한 눈빛을 보내며 “하지만 다 그렇진 않다구요”라고 ‘깨소금’ 냄새를 폴폴 풍겼다. 결혼 8개월, 임신 5개월의 행복한 그는 배우 염정아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는 안정감으로 인한 환한 빛이 서려 있었다. 굳이 입 밖으로 꺼내어 말하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사실이 짐작됐다. 하지만 아이러니다.

결혼 후 대중 앞에 처음으로 보여주는 작품 (감독 손현희ㆍ제작 ㈜씨케이픽쳐스,30일 개봉)는 얼결에 10년지기 동창과 결혼한 다음날 이상형을 만나 바람을 피운다는 내용이니 말이다.

영화 을 마치고 밝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 택한 로맨틱 코미디였다. 지난해말 크랭크업한 를 촬영할 당시 그는 연애 중이었다. “뭐,실제랑 영화랑은 다르니까요”라며 웃었다.

#내 생애 최악의 남자?

염정아는 남편으로 출연한 탁재훈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10년째 친구였지만 술김에 실수한 바람에 “쟤 아니면 누가 나를 구제하랴”는 심정으로 ‘충동구매’하듯 결혼을 해 버린 상대다.

사고 싶은 것은 반드시 사는 그에게 ‘내 생애 최악의 남자’이자 ‘불량품’인 셈이었지만 실제로는 즐겁게 촬영했다. 코믹한 ‘봉춤’을 추는 장면은 탁재훈이 아이디어를 내 안무와 연출까지 맡았다.

“저나 여자 감독이 언제 ‘봉춤’을 보셨겠어요? 탁재훈씨가 내친 김에 연출을 했는데, 감독으로서 탁재훈씨는 매우 집요했어요. 여기서 턴(turn)하고 삐끗해라라며 동선을 일일이 정하더니 자기가 원하는 것 나올 때까지 새벽까지 계속 시키더라고요. 재미있긴 했지만…하이힐 신고 잘 못 추는 흉내를 내려니, 아휴, 사실 힘들었어요.”

염정아는 이번 영화에서 두 차례나 엉성하게 춤을 추는 연기를 해야 했다. 남편 탁재훈 앞에서의 코믹 봉춤에 이어 연하남 신성록과 커플 댄스가 펼쳐졌다.

로맨틱한 분위기로 진행됐지만,어설프게 춰야 하는 설정이었다. 문제는 염정아가 실제로는 춤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점. 염정아 나름대로 ‘힘들었던’ 장면으로 춤 추는 장면을 꼽은 것도 그런 이유다.

무드는 없지만 편안한 친구와 결혼하는 것이 가능할까. 염정아는 “다급한 마음에 친구랑 결혼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이해해요. 나를 너무 잘 아는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일단 사랑의 확신이 없는 건 좀 위험하겠죠”라고 말했다.

#내 생애 최악의 여자!

염정아는 이번 영화에서 이후 코믹한 연기를 실감나게 해 냈다. 잘 나가는 광고회사 PD이지만 걸핏하면 폭음에 폭식에 쇼핑광인 여자를 제대로 연기했다. 실제와 비슷한 면이 있을까.

“아휴, 비슷하면 안 되죠. 예쁘고 세련된 것만 빼면 매일 술이고, 막말 하고, 남편 알기를 우습게 알고,살림도 안 하니…. 사실은 이 여자가 최악의 여자에요. 제목이 가 정확한 제목일 것 같아요. 방에는 과자부스러기가 널려있고, 바람까지 피잖아요.”

말투는 너스레를 떨 듯 수더분하다. 하지만 실제 염정아는 푼수라기보다 반듯한 쪽에 가깝다. 밝은 성격이지만 흐트러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스스로 싫고 좋은 것이 얼굴에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활동을 했지만 요란하게 술을 먹는 모임 같은 곳도 좋아하지 않는다. 염정아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임수정 지진희 김래원 등 착하고 건전한 배우들이다.

“마음 속으로 친한 것이지,연락을 자주 하진 못해요. 표현을 잘 하진 못하지만 참 괜찮은 사람들이죠.”

와 달리 소중히 골라 매일 저녁 따뜻한 밥을 지어 함께 먹는 사람과 한 둥지를 틀게 된 염정아. 그의 차기작은 무엇일까. “보고 있는 것? 없어요, 하하. 지금 뭘 봐요. 아기 낳고 1년은 못 움직일 텐데요. 아기가 차기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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