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처음 손 댄 건 당시 고관대작 자제 권유로"

1980년대 영화 '애마부인3'의 주인공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그동안 다섯 차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경험이 있는 영화배우 김부선(46)이 과거 자신이 처음 마약에 손을 댄 사연을 공개했다.

김부선은 19일 발행된 월간조선 최근호(7월)와 인터뷰에서 "필로폰과 대마초에 손대게 된 것은 당시 어울린 고관대작 자제들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잡지에 따르면 김부선은 모델 선배와 함께 서울 장충동의 호텔 나이트클럽에 출입하면서 정·재계 유명 인사의 자제들을 만났고 이들과 어울리면서 필로폰과 대마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부선은 "삼성가의 손자,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 보건사회부 장관의 아들 등 당시 내로라하는 집안 아들은 다 만났다"면서 "그 오빠들 사이에서는 필로폰을 안 하면 촌스럽다는 분위기였다. 함께 필로폰을 했던 보사부 장관 아들은 백수였는데, 그 사람 아버지가 대마관리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부선은 또 지난 89년 서울지검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겪었던 일도 고백했다.

당시 자신을 조사하던 검사에게 첫 문장이 '정의의 칼을 든 검사님'으로 시작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검사가 탄원서를 읽다가 던져버린 후 일본도를 꺼내 김부선에게 들이대며 '정의의 칼을 가져왔다, 어쩔래'라고 말했다고 한다.

1986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되고 지난 2004년까지 대마초 흡연으로 네 차례 구속된 김부선은 현재 '대마초 비범죄화 운동'을 이끌며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김부선은 2004년 7월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위헌법률 심판제청을 냈다. '형법의 대마초 처벌 규정이 행복추구권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김부선은 "우리나라에서는 대마초가 마약에 포함돼 형량이 살인미수와 같다"면서 "담배나 술보다 덜한 중독성을 가진 대마초를 필로폰이나 코카인처럼 무시무시한 마약으로 만들지 말고, 벌금형 정도로 느슨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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