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푸른 물고기'로 9년 만에 드라마 컴백

톱스타 고소영(35)의 출연 여부를 놓고 시끄러웠던 SBS TV '푸른 물고기'(극본 구선경, 연출 김수룡)의 제작발표회가 28일 오후 SBS 목동 사옥에서 열렸다.

이 드라마 출연을 놓고 6일 첫 촬영 직전까지도 확실하게 출연한다고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고소영은 "그동안 출연을 한다, 안한다 말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출연을 놓고 고민을 하던 중에 본의 아니게 출연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만들어져 갔고 그 과정에서 내가 마치 출연을 번복하는 것으로 비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굉장히 빠듯한 스케줄로 제게 제안이 들어왔어요. 편성을 이미 받아놓은 상태에서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는데 극중 바이올리니스트 역이라 바이올린 연습도 해봐야 했고 연기자끼리 호흡도 맞춰봐야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죠. 고민을 하던 중에 연기자로서 연출자의 의도를 알고 싶어 만나기도 했는데 그게 출연하기로 한 것처럼 보도가 나갔습니다. 그간 출연을 번복했던 것은 아니고 출연한다고 한 적이 없었던 것뿐입니다."

그는 "그러다 나중에는 어차피 촬영에 들어가면 내가 출연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그에 대해 굳이 말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덧붙였다.

고소영의 이 드라마 출연이 관심을 모은 것은 1998년 MBC TV '추억' 이후 스크린 활동에만 집중하던 그가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 그런데 2월26일 연출자인 김수룡 PD가 그의 출연을 공식화한 이후에도 그의 출연은 계속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그의 톱스타로서의 처신이 도마에 올랐다.

'사랑에 미치다' 후속으로 4월7일 첫방송하는 '푸른 물고기'는 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운명처럼 만난 남녀가 부모 세대의 악연으로 영문도 모른 채 헤어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태양의 남쪽'과 '그린 로즈'에 이어 김수룡 PD가 내놓는 미스터리 3부작의 완결편으로 고소영과 함께 박정철, 류태준, 박한별 등이 출연한다.

고소영은 "9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긴 한데 세월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 9년만의 컴백이라 말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쑥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겁을 많이 먹었어요. 다른 분들이 며칠째 잠 못 자고 촬영한다는 보도를 보면서 난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실제로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니까 체력 소모가 많이 돼 촬영장에서 많이 챙겨먹고 있어요. 어떤 때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촬영합니다."

사실 고소영은 '못된 사랑'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2년 전부터 드라마 출연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제작이 무산되면서 '푸른 물고기'가 그의 드라마 컴백작이 됐다.

"'푸른 물고기'는 일단 제목이 주는 느낌이 좋았어요.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인데 정통 멜로를 하고 싶었죠. 이 드라마는 제가 받았던 제안 중 정통 멜로에 가장 가까웠고 거기에 반전과 미스터리가 가미돼 있어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는 최근 출연한 영화 '아파트'와 '언니가 간다'로 잇따라 흥행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푸른 물고기'의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물론 두 영화 다 잘됐더라면 좋았겠지만 모든 작품이 잘될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는 그는 "이 드라마를 하면서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일단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로 인해 시청자들이 주인공 남녀가 헤어지지 않기를 바라게 됐으면 좋겠다. 주인공들의 진심이 전달되는, (박정철 씨와)잘 어울리는 커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그는 자신의 도도하고 깍쟁이 같은 이미지에 대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 같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너처럼 착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차갑고 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인 것은 분명해요. 연기자로서는 단점이죠. 10년 넘게 활동해왔지만 내성적인 면은 잘 안 고쳐지는 것 같아요. 게다가 워낙 화려하고 도시적인 이미지인 까닭에 오해도 많이 받고 억울할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시청자로서 드라마를 보면서 극중 역할과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는 깍쟁이 같은 역을 많이 맡았잖아요. 이제는 착한 역도 해보고 싶어요.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고소영이 이 드라마를 통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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