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방송가는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대형 사건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가 내부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매스컴을 장식하며 화제를 만들어 갔다.

2006년엔 방송가 시스템의 문제점을 돌아보게 하는 사건들이 많이 벌어졌다. 반성의 계기가 된 점에서 새로운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기대감을 낳기도 하는 부분이다. 2006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방송가 ‘5대 뉴스’ 꼽아봤다.


# 노현정 아나운서 현대가 며느리

KBS 2TV ‘상상 플러스’, ‘스타 골든벨’ 등을 통해 스타로 부각된 노현정 아나운서는 지난 8월 현대가 정대선 씨와 결혼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점에서 지난 1995년 고현정이 삼성가 며느리가 된 이래 가장 화제를 모은 사건이었다. 노현정은 결혼식과 동시에 미국으로 떠나며 KBS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미련 없이 방송가를 떠났다.

불과 1년 남짓 만에 스타로 떠오른 뒤 홀연히 떠났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짙기만 했다.


#‘늑대’ 제작 중단 사태

주연 배우의 부상으로 방영 중이던 드라마의 제작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는 열악한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1월 스턴트맨의 실수로 에릭과 한지민이 교통 사고를 당해 16부작이던 MBC 미니시리즈 ‘늑대’는 3회 만에 막을 내렸다.

방영 중이던 드라마의 제작이 중단된 점도 충격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연기자들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드라마 제작 현실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우 KBS 2TV ‘봄의 왈츠’도 서도영의 안면 부상으로 2회 중단되는 등 문제점은 계속해서 지적됐다.


#‘쌍춘년’ 노총각 개그맨들의 ‘탈총각’ 러시

입춘이 2번 있는 ‘쌍춘년’ 2006년 연예계엔 결혼식이 유별나게 많았지만 그 중에도 걸출한 노총각 개그 스타들의 릴레이 결혼 행진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1월 김대희가 스타트를 끊고 김준호 정종철 등이 뒤를 이으며 서막을 올렸다. 이후 5월 신동엽이 선혜윤 MBC PD와 결혼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연이어 강호동도 ‘탈(脫)총각’ 대열에 합류했고 유재석도 나경은 MBC 아나운서와 결혼 전제 열애 사실을 공개했다. 이제 개그계에는 박수홍과 이휘재 2명의 노총각만이 남게 됐다.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여자 아나운서

2006년엔 여자 아나운서들이 유난히 많이 논란에 휩싸였다.

9월 김경란 김지연 이정민 아나운서 등이 남성 잡지와 고혹적인 화보 촬영을 해 ‘품위 논란’을 일으켰고, 이어 10월엔 정지영 아나운서가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 번역 파문에 휩싸였다.

11월엔 강수정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과 관련해 KBS의 출연 규제 방침이 생겨나는 등 여자 아나운서들은 올 하반기 쉴새 없이 화제를 양산했다. 이들이 일으킨 논란은 연예인화 돼가는 아나운서의 현실을 되돌아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 고구려!’, 사극 열풍

MBC ‘주몽’, SBS ‘연개소문’, KBS 1TV ‘대조영’ 등 고구려사를 다루는 사극들이 안방극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고구려사를 재조명한 이들 사극은 새로운 소재와 탄탄한 완성도가 주는 재미와 시청자들의 애국심이 조화를 이루며 인기 고공행진을 벌였다.

KBS 2TV ‘황진이’까지 가세하며 사극 전성기를 형성했다.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이다. 사극들의 인기 앞에 멜로 드라마 등 미니시리즈는 지리멸렬을 면치 못했다. ‘미니시리즈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 P.S

‘5대 뉴스’에 꼽히진 못했지만 못지않은 관심을 모은 사건들도 있었다. 지난 2002년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 수감된 뒤 연예계를 떠났던 ‘예진아씨’ 황수정은 1월 방송 예정인 SBS ‘소금인형’의 주인공으로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송승헌 장혁 윤계상 등 입대한 스타들이 줄줄이 컴백하며 2007년을 기약하고 있다. 국가 기간 방송사인 KBS가 지난 10월 14일 20여분간 방송 송출에 실패한 사건은 방송사에 남을 대형 사고로 기록됐다.

종합 오락 채널을 표방한 케이블 채널 tvN이 지상파 방송사와 경쟁을 선언한 점은 케이블 채널 활성화의 기대를 높은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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