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계단' 제작보고회… "스타? 인기는 덧없는 것, 연기자가 되어라"

"'모래시계' 방영 당시 지금의 이준기 못지 않은 인기 누렸다"

연기 생활 15년 차인 배우 김정현(30)이 스타의 인기는 한 순간 수직 상승했다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는 덧없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KBS-2TV 새 월화드라마 '구름계단'(극본 유현주, 연출 김용규)에서 부유한 집안 출신의 외과 의사 김도헌 역을 맡은 그는 13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병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스타의 인기는 우리 드라마 제목처럼 '구름계단' 같은 것이다. 후배들에게 스타는 한 순간이다. 연기자가 돼라고 말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1992년 영화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로 데뷔해 1995년 방송사에 한 획을 그으며 방영된 '모래시계'에 최민수 아역으로 출연해 스타의 자리에 올랐지만 이후 배우로서 아픔도 겪었던 그는 과거의 인기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김정현은 "사실 요즘 잘 나가는 배우들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 '모래시계'에 단 2회 출연으로 혜성 같은 스타가 나타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의 이준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옛날 일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뿐이다. 그걸 가슴에 담는다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15년 연기 인생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털어놨다.

'모래시계'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CF 제의도 줄을 이었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1997년 IMF 시절에는 본의 아니게 2년 동안 작품을 쉬며 좌절을 겪었다. 연기자의 길은 이제 끝인가 하는 고민도 들었다. 하지만 절망의 늪에 빠져있을 때 도약의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2000년에 '카이스트'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었죠. 아이큐 150이 넘는 김정태 역이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았죠. 그 때 이후로 연기자로서 꾸준히 제 자리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있는데 전작인 '나도야 간다'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역할을 해서 아주머니들께 욕도 많이 먹었어요. 이제 불륜에 빠지는 캐릭터 말고 남자다운 매력이 있는 역할을 하자고 생각할 때 김도헌 역을 제안 받게 됐어요. 변호사, 박사 등은 다 해봤는데 의사 역은 처음이라 기대됩니다"

신동욱, 한지혜, 임정은 등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출연진이 신인들이다 보니 감독으로부터 중견 연기자 소리를 듣는 그의 어깨가 무겁다. 한지혜가 맡은 여주인공 윤정원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주는 외과 의사 김도헌을 멋지게 그려내야 하는 임무 외에도 신인 연기자들의 연기 지도라는 또 다른 임무가 주어져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신동욱씨와 임정은씨에게 많은 조언을 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이니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극중 지혜를 동욱이한테 양보해야 해서 아쉽긴 하지만 한 여자를 끝까지 지키는 멋진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을 남자의 매력을 보여드릴게요"

'구름 계단'은 일본 작가인 와타나베 준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우연한 사건으로 가짜 의사 행세를 하게 된 한 남자가 욕망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김정현 외에도 신동욱, 한지혜, 임정은 등이 출연하는 '구름계단'은 '포도밭 그 사나이' 후속으로 18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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