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많이 먹지만 꼭 필요한 프로그램 '순결한 19'

"순결한 19 진행한지 얼마 안 되어서 가수 싸이가 사석에서 물어보더라구요. '형이 또라이야 작가가 또라이야?' 제가 대답해 줬죠. '우린 다 또라이야!'"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M '재용이의 순결한 19'는 공중파보다 훨씬 자유로운 '케이블 방송'의 특성을 잘 살린 프로그램이다.

스타 데뷔 전 사진이나 성형수술로 '용 된(?)' 여자연예인들의 사진, 연예계의 충격적 루머 등 '뒷얘기'를 여과 없이 까발려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이 보기 쉽게 순위까지 매겨준다. 방송이 계속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마니아 층이 형성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기만 하다.

이 프로그램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진행자, 전 DJ DOC 멤버 정재용을 만났다.

"나를 포함해 PD,작가들 모두 또라이"

프로그램이 심상치 않다는 말에 정재용은 " '순결한 19'팀은 나를 포함해 PD, 작가 할 것 없이 모두 '똘끼'로 똘똘 뭉친 집단"이라며 "나를 진행자로 택한 자체가 넘치는 똘끼를 증명해주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제작진들의 '똘끼'가 현실화 돼 자신이 진행자가 됐다고 할만큼 그 자신에게도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 발탁은 예상치 못한 일인 것.

"사실 처음에는 DJ DOC 멤버 3명 전원에게 제의가 들어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똘끼가 강한(?) 내가 뽑혔죠. 프로그램 특성상 MC로서의 전문성 보다는 개성이 중요한데, 예전 DJ DOC의 말썽꾸러기 이미지가 이 프로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순결한 19'가 인기를 끌면서 그에게 공중파 섭외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재용은 공중파에 출연을 일부러 피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순결한 19'에서는 거침 없이 얘기하고, 공중파에서는 딴 람인양 가려서 말하는 것이 곧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욕 많이 먹지만 필요한 프로그램'

프로그램이 워낙 '폭로성'(?) 짙은 탓에 이에 등장한 연예인 팬들의 항의가 거센 것은 당연지사. 지지하는 팬 뿐 아니라 안티팬들의 호응(?)도 뜨겁다.

'같은 연예인으로서 자기얼굴에 침 뱉기 아니냐', '남 욕할 시간에 너나 잘해라' 등 다소 거친 반응도 심심찮게 홈페이지에 올라온다.

"요즘 정말 욕 많이 먹고 살죠. 그런데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아요. 그냥 술자리에 모여서 연예인들 이런저런 얘기 하듯이 즐겁게 보면 좋겠습니다. 없는 얘기를 지어내는 것도 아닌데요 뭐. 사과하라면 가끔 사과도 합니다"

욕도 많이 먹는 프로그램이지만 그의 '순결한 19'에 대한 소신은 뚜렷하다.

"'순결한 19'는 케이블 방송인만큼 공중파처럼 특정한 규정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존재하면 오히려 음성적으로 횡행하는 연예인의 근거없는 뒷담화를 건강하게 끄집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저와 이 프로그램이 사회의 '안주' 같은 역할,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는 끝으로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하는 솔직한 발언이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며 "진행자로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솔직한 모습을 계속 지켜봐 달라"고 당부한다.

다음 주엔 어떤 '뒷담화'가 그를 통해 '앞담화'로 변신할 지 기대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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