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요 순애씨' 스튜어디스역 커트라인 아슬아슬 통과… "단역이지만 행복해요~"

이선진 화보
“슈퍼모델 이선진은 제발 잊어주세요.”

톱 모델 출신 연기자 이선진이 화려한 모델 경력을 지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이선진은 지난 1995년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 2위로 모델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10년 가까이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연기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화려했던 모델 시절은 기억 저편으로 보내려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그 명성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에도 쉽게 진출한다고 여겨진다. 연예계에서도 톱스타 가수가 연기자로 쉽게 진출하곤 했다. 그러나 이선진은 모델로서 명성이 오히려 짐이 됐다.

“키가 너무 커서 맡을 수 있는 배역이 너무 한정돼 있어요. 남자 파트너와 그림도 잘 안 나오죠. 영화나 드라마 관계자들이 제게 관심을 가졌다가도 키 때문에 고개를 젓곤 했습니다.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단역이라도 시켜만 달라’고 하면 모델로서 위상을 부담스러워 하더군요. 주위에서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 때면 너무 속상해요.”

이선진은 모델 중에서도 키가 매우 큰 축에 속한다. 스스로는 175cm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180cm에 육박한다. 어지간한 남자 배우보다 크다. 모델에서 연기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변정수 현영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크다. 모델로서는 큰 장점이 돼 무대에서 화려한 워킹을 한껏 뽐냈다. 하지만 연기에 도전해서는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2003년께 연기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은 뒤 오디션만 300번쯤 본 것 같아요. 웬만한 드라마와 영화 오디션은 다 참가했죠. 그 중엔 단역 오디션도 100번 이상 됐을 거예요. 배역 비중이나 캐릭터를 떠나 그저 연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큰 키와 모델 경력 때문에 좌절을 맛볼 때엔 ‘모델 이선진’이라는 이름이 없었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선진은 지난 해 SBS 금요 드라마 ‘다이아몬드의 눈물’에 이어, 7월 방송되는 SBS 미니시리즈 ‘돌아와요 순애씨’에 캐스팅 돼 연기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톱 모델 위상엔 걸맞지 않은 작은 비중의 배역이지만 그녀는 행복하기만 하다.

“‘돌아와요 순애씨’에선 스튜어디스로 출연하는데 스튜어디스 신장 제한 커트라인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했어요. 또 한번 키를 원망할 뻔한 셈이죠. 연기에 도전한 뒤에는 항상 ‘키가 커서 슬픈 여인’이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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