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포커스] 드라마 도 넘은 표현

‘나랑 잘래? 나 오리지널 버진이야.’(‘스마일어게인’)

‘급구! 쭉쭉 빵빵, 전화번호는 0XX.’ (‘불꽃놀이’)

안방극장의 표현수위가 날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최근 선보이는 드라마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4월 3일 첫 방송된 SBS 월화 미니시리즈 ‘연애시대’를 시작으로, MBC 특별 기획 드라마 ‘불꽃놀이’, SBS 수목 미니시리즈 ‘스마일 어게인’,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미스터 굿바이’까지 야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과 대사들로 시청자들의 시선 모으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배우의 과감한 노출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자극적인 대사와 장면들로 눈요기거리를 연달아 생산해내고 있다. ‘연애시대’는 오윤아가 수영장신에서 몸의 옆선이 훤히 드러난 수영복을 입고 아찔한 몸매를 드러냈는가 하면, 손예진도 시원한 수영복 몸매를 과시해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했다.

몸매에 관한 최고라는 평을 받으면서도 노출을 삼가 했던 ‘불꽃놀이’의 한채영은 첫 회부터 과감한 슬립 차림과 아슬아슬한 치어리더 복장으로 시작해 수영복 몸매까지 연달아 드러냈다. 한술 더 떠 카메라는 연신 한채영의 몸매 훑기에 여념이 없었다.

‘스마일 어게인’은 자극적인 대사와 상황으로 한몫 거들었다. 천명훈이 김희선에게 눈가리개를 한 뒤 강제로 키스하려 한 장면과 김희선의 나체를 촬영하기 위해 샤워실에 캠코더를 설치한다는 모습 등은 성폭력을 연상케하는 아슬아슬한 설정으로 ‘15세이상 시청가’라는 등급 표시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가정 폭력에 시달려온 여고생 윤세아가 이동건에게 “나랑 잘래? 나 오리지널 버진이야”라고 유혹하는 대사는 대담함을 넘어 용감무쌍한 수준이었다. 22일 첫 방송된 ‘미스터 굿바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동성애 결혼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 착안해 허정민이 현지 남성과 결혼식을 올리는 동성애 결혼 장면을 국내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삽입하기도 했다.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최근 드라마의 대담함은 스토리 전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것에 급급하는 데서 나온 것이어서 상투어처럼 제기되는 단순한 선정성 논란 이상의 우려를 사고 있다.

방송사 PD들은 “도입부에 시선을 끌지 못한 채 추후 시청률을 끌어 올리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 속 개연성을 위한 하나의 장치로 이해해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연성은 무시한 채 단순히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청자를 현혹시키는 것은 의미 없는 자극성의 확대재생산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브레이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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