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잘나가는 의류사업… '소문난 칠공주' 전격 캐스팅 "밤잠 설쳐요"

수억원에 달하는 연매출을 기록하던 청년 의류사업가가 쌓아왔던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 들었다.

신인 탤런트 박해진은 지난 2001년부터 3년간 부산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며 청년 사업가로 성공적인 이력을 쌓아가다가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모든 것을 포기했다.

2004년 의류 도매 구입을 위해 서울 동대문시장을 찾았다가 연예 관계자의 눈에 띄었고, 연기의 길을 권유 받았다. 미남형 외모와 키 185cm에 체중 72kg의 근사한 체격은 훌륭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길로 서울에 눌러 앉아 연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만남부터 결정까지 모든 게 운명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어렸을 때 연기자에 대한 막연한 꿈을 지니긴 했지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고 조금의 주저도 없이 그 길에 접어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는 기약 없는 막막한 준비 과정에 접어들었죠.”

박해진은 2년간 오직 준비에만 매달렸다. CF나 TV 단막극 등에서 작은 배역을 얻을 기회도 있었지만 실력을 다지기 위해 연기 수업에 전념했다. 막막한 기다림을 각오했지만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4월 방송되는 KBS 2TV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극본 문영남ㆍ연출 배경수)에서 주연급 배역으로 낙점됐다. ‘애정의 조건’, ‘장밋빛 인생’ 등으로 스타 작가로 부상한 문영남 작가가 연기 경력이 전무한 박해진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소속사의 고주원 선배와 함께 문영남 작가를 만났어요. 제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으시더군요. 그런데 며칠 후 함께 해보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조용하게 모든 걸 흡수하는 듯한 제 눈빛이 마음에 드셨대요.”

‘소문난 칠공주’에서 박해진의 배역은 연하남이다. 이름 그대로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상대역은 군복부 시절 중대장 나설칠 대위(이태란), 여자 상관과 남자 졸병의 사랑이다. 여교사와 남자 제자의 사랑에 버금가는 짜릿한 상황을 보여주게 된다. 게다가 연하남은 숨겨진 재벌 2세라는 배경도 지녔다. 보여줄 게 많은 배역인 셈이다.

“첫 스타트에서 큰 비중의 배역을 연기하게 돼 부담이 커요. 좋은 선배 연기자들이 많이 계시니 열심히 배우면서 하겠습니다. 그래도 조만간 시작될 촬영을 생각하면 밤에 잠을 잘 못 이룰 정도에요.”

박해진은 고주원의 KBS 1TV 일일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 촬영 현장을 5개월째 쫓아 다니며 현장 감각을 익히고 있다. 17일부터 촬영을 시작할 그에겐 소중한 간접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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