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고 물건너 온 '무공해 처녀' 풋풋… 꾸미지 않은 순박한 연기 정감 넘치네

지난해 인기를 모은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여주인공들이 촌스러운 이름을 가졌다는 점이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 ‘굳세어라 금순아’의 금순이, ‘장밋빛 인생’의 맹순이 등 하나같이 휴대폰으로 TV를 보는 요즘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올 봄 안방극장은 한술 더 떠 산 넘고 물 건너 상경한 여우들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 6일 첫 방송한 KBS 2TV ‘봄의 왈츠’(극본 김지연 황다은ㆍ연출 윤석호)의 섬처녀 한효주, 13일 방송하는 MBC ‘넌 어느 별에서 왔니’(극본 정유경ㆍ연출 표민수)의 두메산골처녀 정려원, 22일 방송하는 SBS ‘불량가족’(극본 이희명ㆍ연출 유인식)의 어촌얼짱 남상미, 4월 1일 방송예정인 MBC ‘진짜진짜 좋아해’(극본 배유미ㆍ연출 김진만)의 양양대표 유진이 그녀들이다.

# '봄의 왈츠' 한효주-내 모습 그 자체

전작 계절시리즈의 여주인공들이 청순하며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성미가 넘쳤다면 한효주는 유쾌함과 발랄함을 덧칠 했다. 섬에서 보낸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낮에는 김밥을 말고 밤에는 좌판에서 액세서리를 파는 억척스러움을 과시한다.

난생 처음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에 나가서도 낙천적인, 뻔뻔함으로 낯선 이국에 적응한다. 신인다운 모습을 숨기지 않고 드라마에 그대로 녹여내 풋풋함으로 승부를 건다.

# '넌 어느 별' 정려원-복실이라 불러줘

비주얼로 본다면 ‘베스트’로 꼽을 만 하다. 정려원은 전작 ‘내 이름은 김삼순’과 ‘가을소나기’에서 보여준 세련됨을 모두 벗고 완벽한 시골처녀로 변신하고 있다. 트레이닝복과 내복, 털신 등으로 의상을 설정해 세련된 패션리더의 모습을 버렸다.

심지어 일부러 얼굴에 기미가 끼도록 선크림도 안바르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촌스런 복실이를 만들고 있다. 맨발로 오디션에 임했다는 정려원은 꾸미지 않은 투박한 연기로 정감있는 순박녀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 '불량가족' 남상미- 태도부터 불량한 걸

생계를 책임진 소녀가장 어부로 전재산인 배를 불지르고 도망간 김명민을 잡기 위해 상경도 불사한다. 그 또래들이 한참 화장하고 스커트를 입을 때 그물을 치고 펄떡 뛰는 고기를 잡아 회를 칠 정도로 생활력이 강하다.

몰래 일하는 동생을 발견하고 이단옆차기를 날릴 정도로 과격함이 관전 포인트. 이런 억척스러움이 가짜 가족을 똘똘 뭉치게 하는 비법으로 작용한다.

# '진짜진짜 좋아해' 유진-입만 열면 사투리

팔부상으로 출연이 불투명했던 유진은 이 작품에 캐스팅되자 두가지 특훈을 받아왔다. 드라마가 강원도 양양의 시골처녀가 청와대 요리사로 성공하기까지 과정을 그리는 터라 능숙한 사투리 구사와 요리 강습이었다. 특히 강원도 출신의 선생님을 모셔 사투리 특훈을 받을 덩도로 배역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전기도 안들어오는 오지에 살던 유진이 청와대에 입성해 빚는 문화적 충돌과 이기적으로 살던 주변인들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정많은 우리를 다시금 뒤돌아보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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